[씨줄날줄] 국민연금 주주

전경하 기자
수정 2026-10-02 01:01
입력 2026-10-02 00:11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액은 418조 6000억원(7월 말 기준)이다. 전체 포트폴리오 중 24.9%로 해외 주식(37.0%)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투자 종목은 1206개(2025년 말 기준)인데 이 가운데 대량 보유인 지분 5% 이상 보유가 269개다. 국민연금은 주요 안건에 찬반을 밝히고 공개서한 발송 등을 통해 주주 활동을 한다. 이 과정에서 정부 입김이 작용했다는 ‘연금사회주의’ 논란이 일기도 한다.
국민연금이 반대하면 이사회 통과가 어렵다. 2019년 대한항공의 2대 주주(11.56%)였던 국민연금은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에 반대했다. 대한항공 정관상 사내이사 선임에는 출석 주주의 3분의2 이상 찬성이 필요한데 찬성이 64.1%에 그쳐 연임안이 부결됐다. 처음부터 개입하기도 한다. KT 이사회가 2022년 말 구현모 당시 대표를 차기 대표 단독후보로 선정하자 최대 주주였던 국민연금은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보도자료를 냈다. 이듬해 2월 구 대표는 후보에서 물러났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삼성물산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이 찬성해 가능했다. 당시 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는 합병 비율이 삼성물산에 불리하다며 반대를 권고했다.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은 정부가 의결권 행사에 부당 개입해 손해를 입었다며 국제투자분쟁(ISDS)을 제기했다. 올 2월 국민연금을 국가기관으로 볼 수 없다는 중재판정이 나왔지만 환송중재 판정부는 30일 정부가 엘리엇에 4849만 달러와 그 지연이자 등을 배상하라고 판정했다. 청와대와 보건복지부의 의사결정 개입을 인정한 것이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장은 복지부 장관이다. 의결권 행사 등은 기금운용본부 증권투자위원회에서 결정하지만 정부 의중에 대한 시장의 궁금증은 여전하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보유율이 34.8%(시가총액 기준)다. 국제적 논란은 물론 ‘연금사회주의’ 증폭 여부는 정부 언행에 달렸다.
전경하 논설위원
2026-10-0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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