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바다가 키운 ‘평균 73세’ 걸그룹

이창언 기자
수정 2026-11-09 00:54
입력 2026-11-09 00:54
‘문오성 트롯걸즈’ 가수 데뷔
평생 농사·물질한 어촌 할머니 8명삶 흔적 담은 트로트 자작곡 공개
유튜브 뮤비 올리고 다큐도 제작
문동생활권 어촌신활력증진사업 인스타그램 캡처
“꿈꾸는 바다, 미역, 다시마 행복이 넘쳐나네.”
평생 바다에서 물질하고 밭에서 쪽파를 키운 부산 기장군 어촌마을 주민들이 트로트 가수로 데뷔했다. 구성원 8명의 평균 연령은 73세. 노래에는 세월의 흔적과 어촌 여성들의 삶을 담았다.
기장군 문동생활권 어촌신활력증진사업 현장사무국은 주민들로 구성된 트로트 그룹 ‘문오성 트롯걸즈’가 자작곡 ‘문오성 이야기’를 정식 발매하고 유튜브에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고 8일 밝혔다. 문오성 트롯걸즈는 어촌신활력증진사업 프로그램에 참여한 주민 8명이 결성한 그룹이다. 맏언니는 1950년생, 막내는 1956년생이다. 멤버 대부분은 쪽파 농사를 지어왔고 노영애(76)씨는 40년간 물질을 한 해녀다.
문오성은 기장군 일광읍의 문동·문서·문상·문중·문하 5개 마을을 아우르는 지명이다. 애초 사무국은 사라져가는 어촌 여성들의 삶을 기록하고자 시 창작 수업을 하려 했으나 노래를 즐기는 주민들의 모습에 착안해 트로트 수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멤버들은 음악가 조태준씨와 함께 작사·작곡에 참여했다. 전문적으로 노래를 배운 적이 없어 가사를 외우고 박자를 맞추는 데 애를 먹었지만 추억과 일상 풍경을 담아 노래를 완성했다. 노씨는 인터뷰에서 “어릴 적부터 갈매기를 보며 언제 저렇게 훨훨 날아볼까 하는 마음이 있었다”며 “(그래서 갈매기를) 가사에 적게 됐다”고 말했다.
곡은 지난 8월 야시장축제에서 처음 공개됐다. 사무국은 “그룹의 데뷔 과정과 문오성 어촌 여성들의 삶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도 제작 중”이라며 “2027년 상반기 완성하고 국내외 영화제에 출품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해양수산부 공모사업인 어촌신활력증진사업은 어촌의 경제·생활 기반을 확충해 인구 유출을 막고 관계 인구를 늘리고자 마련됐다.
부산 이창언 기자
2026-11-0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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