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 훈풍 이으려면, 규제 풀고 민간 자본 참여 늘려야”

김우진 기자
김우진 기자
수정 2026-11-09 00:54
입력 2026-11-09 00:54

‘벤처투자 새로운 전환점, 지속 가능한 성장’ 좌담회

목승환 중기부 창업벤처혁신실장
상반기 투자 8.9조 ‘역대 최대’ 실적
연기금·은행 등 참여 위해 제도 개선

유승운 스톤브릿지벤처스 대표
산업 현장 생산·제조 효율화 이끌어
‘편리해진 삶’에 대한 평가도 높여야
최철훈 한국벤처투자 부대표
‘손실 모태펀드·수익 민간 우선’ 바탕
다양한 모험자본 유입되도록 할 것

이종원 호서대 인공지능 전환 부총장
작은 기업 규제 모두 지키기 어려워
성장 단계서 자본 규제 풀어 도와야
문화체육관광부 주최·서울신문 주관으로 지난 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전문가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벤처투자의 새로운 전환점,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길을 찾다’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철훈 한국벤처투자 부대표, 목승환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 이종원 호서대 인공지능 전환(AX) 부총장 겸 한국벤처캐피탈학회장, 유승운 스톤브릿지벤처스 대표이사.
도준석 전문기자


올해 상반기 신규 벤처투자 금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가 창업 시대’를 선언한 정부가 모태펀드를 투자 마중물로 민간 자본을 시장으로 끌어들인 결과다. 문제는 ‘지속 가능성’이다. 벤처투자 성장세가 지속되려면 민간의 자발적인 참여가 뒤따라야 한다. 서울신문은 지난 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주최로 ‘벤처투자의 새로운 전환점,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길을 찾다’ 좌담회를 열고 벤처투자 확산 방안을 모색했다. 목승환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 유승운 스톤브릿지벤처스 대표이사, 최철훈 한국벤처투자 부대표, 이종원 호서대 인공지능 전환(AX) 부총장 겸 한국벤처캐피탈학회장이 참여했고 한준규 서울신문 상무가 사회를 맡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벤처투자가 역대급 실적을 냈는데.


목승환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이하 목 실장) “올해 상반기 벤처투자액은 8조 9000억원으로 이 기간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펀드 결성액도 8조 4000억원으로 역대 상반기 두 번째 규모를 기록했다. 모태펀드가 마중물 역할을 했다. 앞으로 민간과 함께 가지 않으면 이 규모를 달성할 수 없다. 지속 가능한 벤처투자 생태계를 조성하려면 민간의 벤처투자 유입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승운 스톤브릿지벤처스 대표이사(이하 유 대표) “큰 규모의 투자와 펀드 결성이 이뤄진 건 한국 벤처기업들의 성장 잠재력을 시장이 인정한 결과다.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 기업을 보면 기업 가치도 조 단위가 많았는데, 이런 대형 투자가 전체적인 규모 향상에 기여했다. 시장 전반적인 지속 가능한 성장에 대해선 더 지켜봐야 한다.”

-앞으로 성장세를 계속 이어가려면.



이종원 호서대 AX 부총장 겸 한국벤처캐피탈학회장(이하 이 부총장) “국내 자본시장 관련 규제를 풀어 작은 기업을 도와줄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같은 핀테크 기업이면 스타트업이든 대기업이든 똑같은 규제를 받고 있다. 작은 기업은 그 규제를 모두 지키기 어려우니 성장 단계에서 풀어줄 수 있는 규제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목 실장 “각종 규제를 개선하는 데 공감대가 쌓이고 있다. 추가로 민간의 연기금, 공제회, 시중은행의 참여가 필요하다. 나스닥은 그쪽에서 돈이 30~40% 들어온다. 한국은 10%도 안 된다. 자체 규약을 보면 투자 참여를 까다롭게 규정해 둔 경우가 많다. 이 규제를 해결한 후 모험자본이 흘러가도록 완충 역할을 해낼 계획이다.”

-민간 자본을 끌어들일 방안은.

목 실장 “벤처투자법 개정으로 올해 7월부터 벤처펀드 출자가 가능한 기금 범위를 ‘국가재정법’상 모든 기금으로 확대한 바 있다. 중기부는 연기금, 퇴직연금, 금융권 등 민간 자본의 벤처투자 참여를 확산하기 위해 제도를 개선하고 인센티브를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벤처투자 성장은 시장에 활력을 주는데.

유 대표 “투자비 회수도 중요하지만 창업은 인간의 삶에서 ‘페인 포인트’(불편한 점)를 해결하는 역할도 한다. 네이버로는 검색을, 카카오택시로는 택시 호출을 손쉽게 하지 않나. AI 산업에서도 많은 벤처기업이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의 산업 현장에 들어가 생산 라인과 제조를 효율화하고 있다.”

목 실장 “벤처투자로 삶의 부가가치가 올라가는 부분을 수치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투자자에게는 사회적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기업에 투자했다는 것 자체가 기업이 두 배, 세 배 이득을 본 것만큼 중요한 투자 지표일 수 있다.”

-투자 확대가 지역 사회와 기업에 주는 긍정적인 영향은.

최철훈 한국벤처투자 부대표(이하 최 부대표) “지역사회와 지방정부, 모태펀드가 함께 조성·운영하는 지역 모펀드인 ‘지역성장펀드’가 올해 시작되면서 비수도권 지역에서 금융기관, 대학, 공공기관, 지방정부가 함께 움직이는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투자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이 부총장 “충남 천안·아산 지역에는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이 많다. 2024년과 지난해에는 반도체 투자가 많지 않아 업체가 굉장히 힘들었다. 그때 벤처캐피털(VC) 업체의 투자 덕에 고비를 넘겨 자본을 조달했고 지금은 당시 2~3배를 생산한다. VC는 기업 성장에서 중요한 키 드라이버다.”

-벤처투자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있어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는.

최 부대표 “한국벤처투자는 벤처펀드에서 손실이 나면 모태펀드 출자금에서 메꾸는 ‘우선 손실 충당’과 초과로 발생한 수익을 민간에게 돌리는 ‘초과수익 제도’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려고 한다. 이를 바탕으로 민간의 다양한 모험자본이 유입되도록 하겠다.”

목 실장 “모태펀드를 활용해 비수도권과 초기 창업 등 민간 투자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영역에 대한 정책자금 공급을 확대하겠다. 한국은 이제 가치를 창출해야 하는 단계에 올라섰다. 벤처 생태계에 관심을 주고 좋은 기업을 키우는 건 지금 꼭 해야 하는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도태된다. 일부 기업이 잘되면 전체 부는 지킬 수 있어도 양극화는 해결하기 어렵다. 민간의 고민을 잘 뒷받침하겠다.”

제작 지원 : 문화체육관광부

김우진 기자
2026-11-0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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