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덕 보지만 “내 자리 뺏길라”…소기업·저임금 노동자 불안 더 크다

김우진 기자
김우진 기자
수정 2026-11-08 17:39
입력 2026-11-08 17:39

저소득 집단 81.0% “업무에 AI 사용”
39.5% “AI에 대체돼 실직할까 우려”
저임금·저숙련·소기업 종사자 공포↑

직장인 이미지. 서울신문 DB


작은 회사에서 급여를 적게 받고 일하는 노동자일수록 ‘챗GPT·클로드·제미나이’ 등 인공지능(AI)을 업무에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동시에 회사의 지원이 적은 일자리인 만큼 이들이 느끼는 ‘고용 불안’도 더 컸다. AI 활용도가 높은 노동자일수록 AI에 일자리가 대체될 위험성이 큰 ‘AI 활용의 역설’인 셈이다.

8일 한국노동연구원이 발간한 ‘AI와 노동의 공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사무직 임금근로자 총 500명을 조사한 결과 63.0%는 “AI 사용 이후 전반적인 업무 처리 속도가 빨라졌다”고 답했다. 45.8%는 “업무 결과물의 품질이 높아졌다”, 45.6%는 “업무상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됐다”고 응답했다.


특히 9인 이하 소규모 기업에 종사하거나 저임금 노동자일수록 효율성 체감도가 높았다. 9명 이하의 소기업 노동자의 76.7%는 속도 향상을 경험해 모든 기업 규모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1000인 이상 대기업은 71.9%가 속도 측면에서 만족도를 보였다. AI 직접 사용 비율도 월 소득이 300만원 미만인 저소득 집단(81.0%)이 700만원 이상 고소득 집단(61.2%)보다 높았다.

하지만 이들은 동시에 향후 2년 내 AI로 인한 실직을 우려했다. 응답자 중 31.6%가 AI 대체로 인한 실직을 걱정했는데, 고소득 집단은 24.1%가 우려했지만 저소득 집단은 39.5%가 불안을 느꼈다. 숙련도와 직급이 낮아도 불안은 커졌다. 대리급 이하 실무자(36.4%)는 부장급 이상 관리자(25.5%)보다 10% 포인트 이상 높은 불안감을 보였다.

기술로 인한 실직 불안에서도 업무를 위해 AI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회사의 지원은 소규모 기업일수록 적었다. 1000인 이상 대기업은 ‘지원 없음’ 비율이 28.2%로, 10명 중 7명이 비용이나 교육 혜택을 누리지만 9인 이하 소기업은 81.7%가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했다.



연구진은 “청년이나 저숙련 노동자들이 성장할 기회인 ‘초기 단계 업무’가 자동화되면서 중산층으로 이동할 수 있는 ‘숙련의 사다리’가 끊어질 위험에 처해 있다”며 “저소득층은 보호 장치 없이 AI 기술, 고숙련자와 직접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 김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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