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한국투자증권이 3분기 급제동을 걸었다. 증시 침체로 주식 거래가 줄어든 것은 증권업계의 공통 악재였지만, 한투는 자금을 굴려 버는 운용 수익과 자산관리 수수료까지 크게 줄었다. 시장 기대를 밑도는 ‘어닝 쇼크’에 모회사 주가도 하루 만에 17% 넘게 급락했다.
8일 한국금융지주 실적 자료에 따르면 한투의 3분기 연결 순이익은 2818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70.2% 급감했다. 실적을 발표한 대형 증권사 3곳 중 감소 폭이 가장 컸다. 키움증권은 2386억원으로 65.0%, NH투자증권은 3836억원으로 21.6% 줄었다.
불과 한 분기 전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한투는 상반기 순이익 1조 7311억원으로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에만 9464억원을 벌어 분기 기준으로도 최고치를 찍었다. 직전 분기 실적이 워낙 좋았던 영향도 있지만, 3분기에는 주요 수익원이 동시에 위축됐다.
우선 주식 거래가 뜸해지면서 수수료 수입이 줄었다. 국내 증시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분기 118조 1000억원에서 3분기 75조 3000억원으로 36.2% 쪼그라들었다. 이에 한투의 위탁매매 수익도 40.6% 줄었다. 다만 감소율은 키움(-42.9%)과 NH투자(-48.1%)보다 작았다. 거래 부진만으로 한투의 실적이 더 크게 꺾인 이유를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차이는 운용에서 벌어졌다. 한투의 운용 수익은 3273억원에서 1583억원으로 51.6% 확 줄었다. 키움(-43.7%), NH투자(-21.6%)보다 낙폭이 컸다. 금리 상승으로 보유 채권 가격이 떨어지고,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외화자산을 원화로 환산한 가치도 낮아져서다.
여기에 발행어음 순이자마진까지 축소됐다. 투자자에게 빌린 돈으로 벌어들인 수익에서 지급 이자를 뺀 이익이 줄었다는 뜻이다. 발행어음 잔액은 24조 47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8.9% 늘었지만, 운용 수익은 오히려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