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머니 끊긴 LIV 골프, 결국 5년 만에 사업정리...코리안 골프클럽도 해체
박현진 기자
수정 2026-11-06 12:12
입력 2026-11-06 12:12
막강한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골프계를 뒤흔들었던 LIV골프가 결국 5년 만에 문을 닫는다.
LIV 골프는 6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사업을 질서 있게 종료하는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미국 파산법 11조에 따른 회생 절차를 통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추진하려 했으나 투자자들과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사업 철회를 공식화했다.
스콧 오닐 LIV 골프 최고 경영자는 “전 세계 젊고 다양한 팬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했던 것은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LIV 골프는 즐겁고 도전적인 여정이었으며, 무엇보다 보람 있었다”고 밝혔다.
LIV 골프는 이에 앞서 미국 뉴저지주 트렌턴 파산법원에서 열린 심리에서 법률 대리인인 매슈 윌리엄스 변호사를 통해 사업을 정리하겠다고 선언했다. 윌리엄스 변호사는 “채무자들은 현재 새로운 사업 모델인 ‘LIV 2.0’ 계획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고 있다. 모두가 최선을 다했지만 재정적 지원과 선수들의 지지를 확보하지 못했다. 사업을 정리하는 절차에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2022년 출범한 LIV 골프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막대한 자금 지원을 등에 업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가 주도해온 골프의 메인 스트림에 맞서는 새로운 대항마로 큰 관심을 모았다. 더스틴 존슨(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등 42명이 총상금 2000만 달러가 걸린 LIV 골프 초대 대회에 출전했고, PGA 투어는 LIV 골프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에게 회원 자격 정지 징계를 내렸을 정도로 경계심을 드러냈다.
LIV 골프는 이후 거액의 계약금으로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영입하며 골프계를 발칵 뒤집어놨다. 브라이슨 디섐보, 브룩스 켑카, 필 미컬슨(이상 미국) 등 다수의 PGA 투어 스타 플레이어들이 속속 LIV 골프로 자리를 옮겼고 그 과정에서 디섐보, 미컬슨 등이 PGA 투어를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하는 등 갈등이 증폭됐다.
LIV 골프는 PIF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대회마다 총상금 2500만 달러 수준의 고액을 걸며 ‘머니 게임’을 이어갔다. 모든 선수가 동시에 출발하는 샷건 방식, 컷오프 없이 모든 선수가 상금을 수령하는 방식, 개인전과 단체전을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 등 파격적인 경기 운영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골프의 엔터테인먼트화’를 전면에 내세우며 대회장 곳곳에 신나는 음악을 틀고 다양한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2023년엔 전 세계랭킹 1위 욘 람(스페인)까지 LIV 골프에 합류했다.
승승장구하던 LIV 골프는 지난 4월 PIF가 국제 정세 변화를 이유로 재정 지원을 중단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그동안 50억 달러(약 6조8000억원) 이상을 투자한 PIF가 미국과 이란 간 갈등 등 국제 정세 변화와 수익성 문제 등으로 자금 지원을 중단하면서 LIV 골프는 존폐의 갈림길에 섰다. LIV 골프는 극심한 자금 압박 속에 시즌 마지막 대회인 팀 챔피언십을 열지 못하고 조기 종료했다.
이후 LIV 골프는 사모펀드 운용사 BC 파트너스의 투자를 받아 재출범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욘 람, 가르시아, 토마스 피터르스(벨기에), 아브라암 안세르(멕시코), 다비드 푸이그(스페인), 아드리안 메롱크(폴란드), 루이 우스트히즌(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많은 주축 선수가 잇따라 탈퇴를 선언하면서 회생 불능 상태가 됐다. 결국 BC 파트너스는 투자 계획을 철회했고 재정적 지원과 선수 확보에 실패한 LIV 골프는 재출범 대신 사업 종료를 선택했다.
LIV 골프는 청산 과정을 밟으면서 한국과의 인연도 매듭짓게 됐다. LIV 골프는 2025년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간판선수였던 장유빈을 영입했고 그해 5월 인천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LIV 골프 코리아 대회를 여는 등 한국시장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 1월엔 아이언 헤즈 골프클럽의 이름을 코리안 골프 클럽으로 변경하고 PGA 투어에서 활약하던 안병훈을 비롯해 송영한, 김민규, 문도엽을 영입했다.
그러나 코리안 골프 클럽도 해체 수순에 들어갔고 주장 안병훈은 6일 시작하는 DP월드투어 큐스쿨에 출전하는 등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파산법원 제출 자료에 따르면 안병훈은 LIV 골프로부터 계약금 일부 등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한, 김민규, 문도엽도 LIV 골프와 결별했다.
박현진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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