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불청객 감기·독감… 한방 치료로 ‘한 방’에 끝내볼까
이병문 기자
수정 2026-11-06 01:00
입력 2026-11-06 01:00
국제학술지에 소개된 한약 효과
가을철 증가하는 감기·독감 등 호흡기 질환한약 예방·회복 효과 각종 임상연구로 확인
물 마시기·손 씻기 등 환절기 습관 병행해야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에 옷깃을 여미게 되는 가을이다. 낮에는 햇볕이 따뜻하다가도 해가 지면 기온이 뚝 떨어지는 요즘, 반갑지 않은 손님도 찾아왔다. 감기와 독감, 코로나19다. 질병관리청의 감염병 감시자료에 따르면 최근 호흡기 감염병 환자가 전년대비 증가세인 것으로 나타나 건강관리에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면역체계가 아직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어린이들의 독감과 고령층의 코로나19 감염이 늘면서 이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흔히 감기와 독감을 비슷하게 여기지만 원인과 경과가 엄연히 다른 질환이다.
대한한의사협회 제공
감기는 다양한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며 콧물, 기침, 인후통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반면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원인으로, 갑작스러운 고열과 심한 근육통, 두통 등이 나타나고 폐렴과 같은 중증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환절기 호흡기 건강을 지키는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몸의 방어체계인 면역기능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충분한 수면과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운동이 기본이다. 여기에 개인의 몸 상태와 증상에 맞춘 한약 치료도 건강관리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한약이 면역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은 많은 학술논문을 통해 알려진 사실이다. 한의학에서는 오래전부터 인체가 스스로 질병을 이겨내는 힘을 중요하게 여겨왔으며, 단순히 기침이나 발열 같은 증상을 다스리는 데 그치지 않고, 환자의 체력과 건강 상태를 함께 살펴 치료하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한약의 호흡기질환 예방과 치료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2026년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메디신(Frontiers in Medicine)’에 발표된 메타분석에서는 19개 임상연구에 참여한 5만 5183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한약을 활용한 집단에서 독감 및 관련 유사 질환 발생 위험이 낮아질 가능성이 확인됐다.
독감에 걸렸을 때 한약이 감염 후 회복을 돕는다는 연구도 있다. 2011년 미국 내과학회지 ‘애널스 오브 인터널 메디신(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발표된 임상시험 연구에서는 신종인플루엔자(H1N1) 환자 410명을 대상으로 항바이러스제(오셀타미비르)와 한약의 치료 효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마행감석탕합은교산’이라는 처방 한약을 복용한 환자들은 치료하지 않은 대조군보다 해열에 걸리는 시간이 약 37% 짧았다. 항바이러스제와 한약을 함께 사용한 경우에는 이 시간이 약 47% 단축됐다.
코로나19 치료에서도 주목할 만한 결과가 나왔다. 2024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불러틴(Science Bulletin)’에 발표된 임상시험에서는 경증·중등증 코로나19 환자 약 400명을 대상으로 한약제제인 ‘산한화습과립’과 항바이러스제(팍스로비드)의 효과를 비교했다. 연구 결과 증상이 지속적으로 호전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산한화습과립’ 투여군이 6일, 항바이러스제 투여군이 8일로 한약 투여군의 회복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환절기에는 생활 속 건강관리도 중요하다. 실내가 지나치게 건조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물을 충분히 마시며, 외출 후에는 손을 깨끗이 씻는 습관이 필요하다. 독감 예방접종과 고위험군의 코로나19 예방접종도 챙겨두는 것이 좋다. 특히 어린이와 고령자, 만성질환자는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면 가볍게 넘기지 말고 적절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이 같은 증상 초기에 환자의 체질과 증상, 기저질환 등을 고려한 한의사의 진단과 처방에 따라 한약을 복용하는 것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감기와 독감, 코로나19는 누구나 걸릴 수 있는 호흡기 감염병이지만, 어떻게 예방하고 관리하느냐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질 수 있다. 다양한 연구를 통해 예방과 증상 개선 효과가 확인되고 있는 한약을 환자의 상태에 맞게 활용하는 것도 호흡기질환의 예방과 회복을 돕는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약은 단순히 기침이나 발열 같은 증상을 다스리는 데 그치지 않고, 환자의 체력과 건강 상태를 함께 살펴 치료하는 것이 특징이다. 평소 몇 종류의 양약을 먹고 있는 노인 및 양약의 항생제 내성이 우려되는 아이들에게 한약 치료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병문 의학전문기자
2026-11-06 C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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