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채에 허덕이는 한전, AI 전력 인프라 감당하겠나

수정 2026-11-06 02:26
입력 2026-11-06 00:56
한전의 재무구조 악화로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한 건물에 설치된 전기계량기 모습.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이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사장은 어제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빛가람국제전력기술엑스포 기자간담회에서 “최소한의 전기요금 현실화는 정부와 논의해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산업용 전기요금에 대해서는 “산업용에서 발생한 누적 적자는 거의 해소된 상태”라며 “추가 인상은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고 했다.

한전의 총부채는 210조 7000억원(6월 말 기준)으로 하루 이자 비용만 115억원이다. 한전채 발행 잔액은 71조 5000억원이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에너지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는 한전채 발행 한도를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의 2배에서 최대 5배까지 늘렸다. 반면 물가 안정을 이유로 산업용을 제외한 주택용 등 전기요금은 장기간 동결했다. 이 특례가 내년 말 끝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특례가 끝나면 한전채 발행 잔액이 법정 한도를 19조원 웃돌 것으로 예상한다.


한전은 반도체 공장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등을 고려해 향후 5년간 55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재생에너지 확대 등 에너지 전환에도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 정부가 추진 중인 산업용 전기의 지역별 차등요금제가 도입되면 비수도권의 전기요금을 최대 10%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쓸 돈은 폭증하는데 수입은 오히려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한전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전기요금 5년 치 25조원 선납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안정적 전력망은 인공지능 시대 기본 인프라다. 한전의 자금난은 전력망 적기 구축과 안정적 전기공급에 차질을 가져올 수 있다. 한전 혼자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호남 반도체 조기 착공을 공언한 만큼 한전의 재무구조 개선도 서둘러야한다. 전기요금 인상을 미루지만 말고 연료비 연동제 현실화 등을 통해 에너지 과소비를 줄여야 한다. 한전의 뼈를 깎는 구조조정은 기본이다.
2026-11-0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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