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광장] 도보 10분 지하철 시대를 열다

수정 2026-11-06 00:57
입력 2026-11-06 00:57
‘교통’은 단순한 이동 편의의 수단을 넘어 도시 전체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혈관이자 시민의 일상과 삶의 질을 결정짓는 가장 근본적인 공공 인프라이다. 아침 출근길 집을 나와 역까지 걸어가는 시간, 퇴근길 상습 정체 구간에서 보내는 시간, 그리고 주말 동안 지역 생활권 내에서 누릴 수 있는 문화·경제적 접근성은 모두 시민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복지의 수준과 직결되어 있다.

1974년 서울 지하철 1호선 개통 이래 도시철도는 서울을 세계적인 대도시로 성장시킨 핵심 동력이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서울은 1~9호선과 다양한 경전철망을 확충하며 대중교통의 중심 도시로 거듭났다. 그러나 급격한 도시 확장과 철도 중심의 발전 과정에서 지역별 역세권 접근성 차이에 따른 ‘교통 격차’도 심화됐다.

강남권과 핵심 도심 영역은 격자형의 촘촘한 지하철망과 다채로운 대중교통 인프라를 바탕으로 뛰어난 접근성을 누리고 있다. 반면 강북권 및 외곽 지역의 시민들은 여전히 매일 아침 혼잡한 버스에 의지해 먼 거리에 위치한 지하철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고단함을 겪고 있다.


‘집을 나와 지하철역까지 10분 내에 도달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모든 시민이 동등하게 답하지 못하는 현실은 단순한 이동의 불편을 넘어선다. 이는 지역 간 경제적 불평등과 주거 환경의 격차, 나아가 개인의 삶의 기회 균등 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있으며, 소외지역 시민들이 매일 감수해야 하는 시간적·경제적 손실은 도시 전체의 생산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서울시의회 제12대 전반기 교통위원회가 서울 교통 체계의 ‘균형발전’과 ‘시민 안전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은 이유다. 서울의 교통 문제를 단순한 편의 제공이 아닌 도시 균형발전과 기본권 보장이라는 복지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시민이 어디에서든 도보로 지하철역까지 10분 내에 도달할 수 있는 보편적 교통 환경을 조속히 완성하고자 한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신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은 동북권, 서북권, 서남권 등 교통 취약 지역의 인프라를 근본적으로 체질 개선하기 위한 핵심 정책이다. 특히 동북권의 오래된 숙원 사업인 면목선을 포함해 추진 중인 도시철도 노선들은 상습 정체로 고통받던 도로 교통의 과부하를 덜어내고 대중교통 네트워크의 빈틈을 메우는 핏줄 역할을 할 것이다. 이 노선들이 차질 없이 완공되면 시민 누구나 쾌적하게 철도를 이용할 수 있는 ‘보편적 교통 복지’의 기틀이 확립된다.



도시철도는 단순한 건설 사업에 그치지 않는다. 새로운 철도 노선과 역사의 신설은 인근 상권을 활성화하고, 민간 투자를 유도하며, 주거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등 지역 전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강력한 마중물이다. 복잡한 행정 절차가 소요되는 과제이지만,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는 서울시는 물론 국토교통부 등 중앙정부 관계기관과 다각적으로 협력하여 사업 추진 속도를 한층 끌어올릴 것이다.

어느 동네에 터를 잡고 살아가든 이동의 자유와 쾌적함은 모든 서울시민이 동등하게 누려야 할 당연한 기본권이다. 촘촘하게 연결된 도시철도망 위에 강남과 강북, 도심과 외곽이 차별 없이 어우러질 때 서울은 비로소 지속 가능한 균형발전의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 집 앞 10분 거리에서 시작되는 작은 편리함이 1000만 시민의 삶 전체를 더욱 풍요롭게 지탱해 주는 든든한 토대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한신 서울시의회 교통위원장

한신 서울시의회 교통위원장
2026-11-06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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