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부터 ‘이 증상’ 참고 버텨”…‘강철’ 황충원 쓰러뜨린 심근경색, 사망률 30% “시간이 생명”[헬스픽]
이보희 기자
수정 2026-11-05 20:15
입력 2026-11-05 14:59
운동 경기 중 호흡곤란 느꼈지만 대수롭지 않게
관상동맥 혈전으로 1차 시술…2차 시술 앞둬
가슴 통증 외 식은땀·어지럼증·구토 등 동반 가능
해군 특수부대 SSU 출신 크로스핏 선수이자 ‘강철부대’ 출연으로 얼굴을 알린 황충원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황충원은 지난 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입원 소식을 전했다. 그는 “아내의 지극정성 간호와 많은 분들의 걱정과 염려 덕분에 잘 살아 있다”며 “관상동맥을 막고 있는 혈전이 생각보다 양이 많고 단단해 1차 시술로 완전히 제거하지 못했다. 2차 시술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상황은 긴박했다. 황충원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31일 참가한 경기에서 처음 이상을 느꼈다. 낮 12시 30분쯤 진행된 1차 경기 도중 머신 운동을 하면서 “왜 이렇게 숨이 안 트이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답답한 정도로 여겼지만 오후 4시쯤 시작된 2차 경기에서는 호흡이 더욱 불편해졌다.
경기를 마치고 서울 자택으로 돌아온 뒤에도 증상은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밤 10시쯤 119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로 이송됐으며, 중증 중환자실에서 급성 심근경색 진단을 받았다.
황충원은 “솔직히 조금 무섭다”며 치료를 앞둔 심경을 전하는 한편 “조금 안 좋다 싶으면 무조건 꼭 병원에 가시라”고 당부했다.
혈관 막혀 심장 근육 괴사…빠른 처치가 생사 가른다급성 심근경색은 심장 근육에 혈액과 산소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갑자기 막히면서 발생하는 응급 질환이다.
주된 원인은 동맥경화다. 혈관 안쪽에 콜레스테롤과 지방 등이 쌓이면 혈관 벽이 두꺼워지고 통로가 좁아진다. 이 과정에서 혈관 내벽에 형성된 죽상경화반이 파열되면 혈소판 등이 달라붙어 혈전이 만들어진다. 혈전이 관상동맥을 막으면 심장 근육으로 가는 혈액 공급이 급격히 줄거나 차단되고, 산소를 공급받지 못한 심장 근육은 손상되거나 괴사할 수 있다.
막힌 혈관을 얼마나 빨리 다시 열어 주느냐가 예후를 좌우한다. 치료가 늦어질수록 손상되는 심장 근육의 범위가 넓어지고 심부전이나 치명적인 부정맥 등 합병증 위험도 커진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급성 심근경색은 초기 사망률이 약 30%에 이를 정도로 위험한 질환이다. 병원에 도착해 적극적인 치료를 받더라도 병원 내 사망률이 5~10%에 달하는 것으로 소개돼 있다.
대표적인 치료법은 관상동맥 중재 시술이다. 손목이나 사타구니 혈관을 통해 가느다란 관을 삽입한 뒤 풍선으로 좁아진 혈관을 넓히고, 필요한 경우 스텐트를 넣어 혈관이 다시 좁아지는 것을 막는다. 환자 상태와 막힌 혈관의 위치 등에 따라 약물 치료나 다른 치료법을 병행하기도 한다.
가슴 통증 없다고 안심 금물…호흡곤란도 위험 신호심근경색의 가장 흔한 증상은 가슴 통증이다. 가슴 중앙이나 명치 부근이 강하게 조이거나 짓눌리는 듯한 느낌이 대표적이다. 통증이 수분 이상 지속되거나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날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환자가 전형적인 흉통을 경험하는 것은 아니다. 호흡곤란, 식은땀, 어지럼증, 메스꺼움과 구토 등이 동반될 수 있으며 통증이 왼쪽 팔이나 어깨, 등, 목, 턱 등으로 퍼지기도 한다. 일부는 체한 것처럼 속이 더부룩하거나 소화가 안 되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특히 황충원의 사례처럼 숨이 차고 호흡이 답답한 증상만 나타나더라도 심근경색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 미국심장협회(AHA) 역시 심근경색에 따른 호흡곤란이 가슴 통증을 동반하지 않고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운동 중 나타나는 호흡곤란을 단순히 체력 저하나 과로 탓으로 돌리는 것도 위험하다. 평소와 달리 숨이 심하게 차거나 가슴이 조이는 느낌이 들고, 휴식을 취해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증상 나타나면 참지 말고 119…직접 운전도 금물심근경색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기다리거나 스스로 판단하지 말고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증상이 발생했을 때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막연히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기다리거나 개인 병원·약국 등을 먼저 방문해 시간을 허비하지 말라고 권고한다. 구급대원의 도움을 받아 관상동맥 중재 시술이 가능한 병원으로 신속히 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잠시 사라졌다고 안심해서도 안 된다. 심근경색은 통증이 반복되거나 일시적으로 호전되는 양상을 보일 수 있다. 직접 운전해 병원으로 이동하는 것보다 119를 부르는 편이 안전하다. 이송 과정에서 상태가 악화되더라도 구급대원의 응급처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흡연·고혈압·당뇨 관리 필수…과로와 장시간 노동도 주의심근경색을 예방하려면 동맥경화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위험 요인을 관리해야 한다. 대표적인 위험 요인은 흡연,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비만 등이다. 나이와 가족력도 위험에 영향을 미친다.
무엇보다 금연이 중요하다. 흡연은 혈관 내벽을 손상시키고 혈전 형성을 촉진해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인다.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이상이 있다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식습관도 중요하다.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 나트륨 섭취를 줄이고 채소와 과일, 통곡물, 생선 등을 골고루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과 적정 체중 유지도 필요하다. 다만 운동 중 흉통이나 호흡곤란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운동을 중단하고 의료진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과로와 장시간 노동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제시된 관련 연구에서는 하루 11시간 이상 일하는 직장인의 급성 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하루 7~9시간 일하는 직장인보다 1.6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충분한 수면과 휴식, 스트레스 관리 역시 심혈관 건강을 지키는 데 중요하다.
심근경색은 평소 건강해 보이거나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 가슴 통증이 없다는 이유로, 혹은 단순한 피로와 운동 후 증상이라고 생각해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이나 가슴 답답함 등 평소와 다른 증상이 나타난다면 지체하지 말고 119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이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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