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ELS’ 과징금 3700억대… 당초 4조의 10%로 확 줄었다

서유미 기자
수정 2026-11-05 01:28
입력 2026-11-04 18:04

‘불완전판매’ 은행 7곳·증권 6곳
국민 1723억 최다… 하나 924억
위반 정도·배상 등 고려해 감경
“결론까지 3년… 절차 개선” 지적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의 위험을 충분히 알리지 않고 상품을 판매한 은행과 증권사에 3700억원대 과징금이 확정됐다. 금융위원회의 금전제재 가운데 역대 최대치다. 다만 금융사의 피해 배상 노력 등이 반영되면서 당초 금융감독원이 산정한 4조원의 10% 수준으로 줄었다.

금융위는 4일 19차 정례회의에서 홍콩H지수 ELS 불완전 판매 제재안을 최종 의결했다. 은행 7곳과 증권사 6곳의 과징금은 총 3712억 4200만원이다. 과태료는 은행과 증권사에 각각 17억 7800만원, 16억 1200만원이 매겨졌다.


은행별 과징금은 KB국민은행이 1723억 34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하나은행(924억 7500만원), NH농협은행(401억 7500만원), 신한은행(387억 4500만원) 순이다. 증권사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과징금 92억 4500만원을 부과받았다. 금융위의 제재 금액 중 역대 최대 수준이다.

금융위는 “이들 은행들이 수익률 모의실험 결과를 빠뜨리거나 손익구조를 지나치게 단순하게 설명해 투자 판단에 중요한 정보를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고 판단했다”고 과징금 부과 배경을 설명했다. 증권사 역시 설명의무 위반, 부당권유 금지 위반 등이 있었다고 봤다.

홍콩 ELS 사태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주요 중국 기업의 주가를 묶은 H지수가 급락하면서 연계 투자상품에서 대규모 원금 손실이 발생한 사건이다. 주요 판매은행 5곳에서 투자원금 약 10조 4000억원 중 4조 6000억원의 손실이 확정됐다. 고위험 상품을 예·적금과 같은 창구에서 권유하면서 손실 가능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불완전판매 논란으로 번졌다.



과징금은 위반 정도와 법 적용 범위를 다시 따지는 과정에서 거듭 줄었다. 금감원은 당초 4조원으로 산정했다가 감경 사유를 반영해 지난해 11월 2조원을 은행권에 사전 통보했다. 올해 2월에는 제재심의위원회를 거쳐 1조 4000억원의 제재안을 금융위에 제출했다. 이후 금융위가 사실관계와 법 적용 등을 보완하도록 요구하면서 지난 6월 6000억원대로 낮아졌고, 이번에 3700억원대로 확정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권이 얻은 이익과 ELS 민사 소송 판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감경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 손실을 일부 보전하는 1조 3000억원 규모의 금융권 자율배상도 참작됐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초기 계도기간의 판매분을 제재 대상에 포함할지도 쟁점이었다. 은행들은 당시 제재 유예 안내 등을 근거로 해당 판매분을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번 제재안이 최종 결정까지 약 3년이 걸리면서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는 법령 해석 차이로 결정이 늦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주요 제재 건의 사전 조율을 정례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유미·이승연 기자
2026-11-05 B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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