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충전·연 700t 생산… 현대차 ‘수소 생태계 확장’

하종훈 기자
수정 2026-11-05 01:28
입력 2026-11-04 18:13
WHE 수소전기차 자동충전 시연
‘통합 수소 솔루션’ 공개… 연료전지 내구성 최대 80% 향상… 새만금 플랜트 200㎿급 확대충전 노즐을 쥔 흰색 로봇팔이 수소전기 청소트럭 옆면으로 뻗어 나갔다. 로봇은 인공지능(AI)과 3차원(3D) 카메라로 충전구 위치를 인식하고 보호캡을 연 뒤 노즐을 꽂았다. 걸린 시간은 20여초. 노즐을 뽑고 제자리로 돌아오자 로봇 몸체 화면에는 ‘BYE(안녕)’가 나타났다가 ‘READY(준비 완료)’로 바뀌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4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막한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WHE) 2026’에서 선보인 수소전기차 자동충전 로봇 ‘ACR-H’의 시연 장면이다. 실제 수소 주입 없이 노즐 연결·분리 동작만 시연해 전체 작업은 1분 남짓 걸렸다. 일반적인 수소차 충전 시간은 넥쏘가 약 5분,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은 충전 조건에 따라 약 8~20분이었다.
로봇의 목적은 충전 시간 단축보다는 사람이 하던 작업을 대신하는 데 있다. 수소충전소는 안전관리와 충전 인력이 필요해 운영시간에 제약을 받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인력 문제로 오후 6시에 문을 닫거나 주말에 운영하지 않는 곳도 있다”며 “로봇을 활용하면 향후 24시간 운영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현대차그룹은 수소 생산부터 자동차·철도 등 운송수단과 산업 현장 활용까지 아우르는 ‘통합 수소 솔루션’을 선보였다. 건설·철도·철강 등 계열사 역량을 결합해 수소 공급망과 수요처를 함께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서강현 기획조정담당 사장은 “수소 상용차는 전기차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며 “지속적으로 투자해 경쟁력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상용차에 쓰이는 연료전지를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한 기술도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만드는 핵심 장치 ‘스택’의 내구거리를 최대 80% 늘린 연료전지시스템을 처음 선보였다. 이는 한 번 충전해 달릴 수 있는 거리가 아니라 연료전지가 성능을 유지하며 견딜 수 있는 누적 운행거리가 늘었다는 뜻이다. 개선된 시스템은 올해 말 일렉시티 수소전기버스를 시작으로 내년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와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에 차례로 적용될 예정이다.
수소 생산 분야에서는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만드는 고분자전해질막(PEM) 수전해 기술을 선보였다. 현대차그룹은 수전해 스택 12개를 결합한 5㎿(메가와트)급 모듈 구성 방식을 처음 공개했다. 개발을 마친 모듈 1기의 연간 수소 생산능력은 약 700t으로, 신형 넥쏘에 한 번에 5.4㎏씩 약 13만회 충전할 수 있는 양이다. 이는 현대차가 국내에서 누적 판매한 수소차 약 5만대의 두 배가 넘는 충전 횟수다. 현대차그룹은 새만금에 20㎿급 수전해 플랜트를 먼저 구축하고, 단계적으로 200㎿급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철도 분야에서는 현대로템이 3㎿급 수소전기기관차 모형을 선보였다.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은 “수소기관차는 내년 말에 실질적인 개발이 완료될 것”이라며 기존 디젤기관차를 대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바나 제멜코바 수소위원회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은 수소 모빌리티의 개척자로 강력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며 한국의 수소산업 경쟁력을 높이 평가했다.
글·사진 하종훈 기자
2026-11-05 B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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