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환한 미소를 선물합니다”…분당차병원 김석화·김덕열 교수팀, 베트남서 피어난 인술
이병문 기자
수정 2026-11-04 19:02
입력 2026-11-04 19:02
오퍼레이션스마일코리아와 베트남 찾아 구순구개열 환아 70명에 새 삶
14세 소녀의 닫힌 입술을 열고, K-의술의 따뜻한 온기로 국경을 허물다
차 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원장 윤상욱) 성형외과 김석화·김덕열 교수팀이 국제 의료봉사단체 ‘오퍼레이션스마일코리아’(이사장 김진영)와 손을 잡고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해 구순구개열 환아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희망을 선물했다고 4일 밝혔다.
분당차병원이 오랜 세월 동안 이어온 대표적인 사랑 나눔의 실천인 ‘사랑의 메신저 운동’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하노이 미션은 단순한 일회성 진료를 넘어 상처받은 아이들의 영혼까지 보듬는 진정한 치유의 여정이었다.
김석화·김덕열 교수팀은 지난 10월 11일부터 17일까지 7일간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베트남쿠바우정병원을 찾았다. 지구촌 곳곳에 사랑의 메신저 역할을 자처해 온 이들은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피로를 잊은 채 환자 진료와 수술 일정에 돌입했다. 구순구개열은 입술이나 입천장이 정상적으로 형성이 되지 않는 선천성 기형이다. 단순히 외형적인 아픔에 그치지 않고, 아이들의 성장에 따라 수많은 단계의 수술이 요구되며 치과 교정 치료와 언어 치료 등이 복합적으로 병행되어야 하는 고통스러운 질환이다.
그렇기에 현재의 신체 상태뿐만 아니라 아이의 머나먼 성장 과정과 치료 여건까지 종합적으로 내다본 정밀한 치료 계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의료진은 현지 의료진과 뜻을 모아 약 15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꼼꼼한 선별검사(스크리닝)를 진행했고, 그중 수술이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환자 70명을 최종 선정했다. 현지 의료진과 협력하여 70명의 환자를 온 정성으로 치료했으며, 그중에서도 상태가 심각했던 13명의 환자에게는 분당차병원 의료팀이 직접 메스를 잡아 수술을 집도했다. 수술이 끝난 후에도 아이들의 세심한 회복 과정을 일일이 확인하는 한편, 환자별 상태에 맞춘 맞춤형 후속 치료가 지속될 수 있도록 현지 의료진과 긴밀한 연계 방안을 구축했다.
이번 베트남 미션 중에는 영혼을 울리는 가슴 뭉클한 사연들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올해 14세인 한 여아는 구순구개열로 인해 윗잇몸뼈가 심하게 갈라져 있어 치아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삐뚤빼뚤하게 자라나는 고통을 겪고 있었다. 정상적인 저작 기능과 환한 미소를 되찾기 위해서는 뼈를 메워 치아를 단단히 지탱해 주는 치조골 이식 수술이 절실했다. 일반적인 수술이라면 환자 자신의 골반뼈를 채취해 이식하는 큰 고통이 따르겠지만, 이번에는 김석화 교수가 국내에서 직접 준비해 간 첨단 인공뼈 제품을 활용해 아이의 부담을 획기적으로 덜어주었다. 수술실에는 다수의 현지 의료진이 참관해 한국 의료진의 뛰어난 수술 경험과 섬세한 전문성을 경이로운 눈으로 지켜보았으며, 자연스럽게 선진 의술의 노하우가 국경을 넘어 공유되는 뜻깊은 자리가 되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선천성 구순구개열로 과거에 이미 한 차례 수술을 받았으나 오랜 기간 적절한 후속 치료와 교정의 기회를 놓쳐 입술과 코의 변형이 심각했던 13세 소년도 분당차병원 의료팀의 손길을 만나 새로운 삶을 마주하게 됐다.
분당차병원이 펼쳐온 ‘사랑의 메신저 운동’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다. 지난 1998년 국내 진료를 시작으로 물꼬를 튼 이 사랑의 손길은 29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단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이어져 왔다.
중국 옌볜을 비롯해 우즈베키스탄, 몽골, 네팔, 방글라데시 등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세계 각국의 국외 환자 205명에게 환한 미소를 되찾아주었다. 국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매년 약 900건에 달하는 저소득층 환자들의 의료비를 묵묵히 지원하며 참된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고 있다.
봉사 기간 동안 김덕열 교수는 현지 의료진과 환자들을 마주하며 “현지에서 환자들을 직접 뵙고 나니 질환 상태와 의료 환경이 너무나 다양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며 “단순히 그 순간의 수술에 그치지 않고, 아이들이 앞으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도 필요한 치료가 꾸준히 이어질 수 있도록 든든한 연계 기반을 다지는 것이 우리의 진정한 책임”이라고 진심 어린 소회를 전했다.
차가운 수술실의 메스를 따뜻한 사랑의 온도계로 바꾸어 놓은 분당차병원 의료진. 국경과 인종의 벽을 뛰어넘어 베트남 아이들의 얼굴에 번진 맑고 순수한 미소는 차가운 세상 속에서 의술이 지향해야 할 가장 아름다운 지향점이 어디인지를 묵직하게 증명하고 있다.
이병문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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