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 얼굴 자체가 미장센… 진범 예측 어려울 것”

김기중 기자
수정 2026-11-04 00:21
입력 2026-11-03 18:10
영화 ‘최종면접’ 김정훈 감독
선의의 경쟁 다짐 후 일어난 폭로전단편적 사실만으로 사건 추리해야
“6명 모두가 범인처럼 보이도록 했습니다. 진범이 누구인지 예측하기 어려울 겁니다.”
영화 ‘최종면접’을 연출한 김정훈(49) 감독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쳐났다. 그만큼 단단히 준비했다는 뜻일 터다. 4일 개봉하는 ‘최종면접’은 세계적인 정보기술(IT) 회사에 지원한 6명이 마지막 관문인 최종면접을 치르다 예기치 못한 위기에 휘말리는 밀실 스릴러다.
애초 선발인원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던 회사는 면접 직전 “1명의 합격자만 뽑기로 했다”고 말을 바꾼다. 한 달간 팀 토론을 준비하며 가까워진 지원자들은 서로 1표씩 행사해 다득점자로 최종 합격자를 내자며 선의의 경쟁을 다짐한다. 그러나 각자의 이름이 적힌 의문의 봉투가 발견된 뒤 걷잡을 수 없는 폭로전이 시작된다.
일본 작가 아사쿠라 아키나리의 소설 ‘여섯 명의 거짓말쟁이 대학생’을 원작으로 삼은 이 영화는 조이현, 김재원, 신승호, 강유석, 곽동연, 배강희 등 젊은 배우 6명이 뿜어내는 에너지가 스크린을 뜨겁게 달군다. 2일 서울신문과 만난 김 감독은 “면접실이 한정된 공간이라 대사 리딩뿐 아니라 동선 리허설까지 미리 철저하게 준비했다. 각 캐릭터의 감정선에 대해 배우들과 오래 토론했는데, 그 과정에서 극이 탄탄해졌다”고 밝혔다.
특히 가장 먼저 비밀이 폭로되는 백승빈 역을 맡은 배우 신승호의 연기를 호평했다. 김 감독은 “처음에 세게 치고 나가주지 않으면 ‘다음 봉투를 뜯지 말자’는 분위기가 형성될 판이었다. 그렇다고 너무 세게 나가 폭력적으로 보이면 안 됐다. 첫 ‘5대 1’ 구도에서 중심을 잘 잡았다”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봉투가 공개될 때마다 서로를 의심하는 분위기는 더해간다. 시시각각 바뀌는 배우들의 얼굴은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쩨쩨한 로맨스’(2010), ‘탐정: 더 비기닝’(2015), ‘해적: 도깨비 깃발’(2022) 등 장르영화를 주로 만든 김 감독의 매끈한 연출력이 돋보인다. 김 감독은 “사건도 중요하지만, 결국 인물을 어떻게 담아내느냐가 관건이었다. 한마디로 배우들 얼굴 그 자체가 미장센인 영화”라고 말했다.
영화는 끝까지 범인이 누군지 쉽게 알려주지 않는다. 합격자가 가려지고 6년이 지난 뒤 누군가가 당시 면접자들을 찾아다니는 인터뷰 장면을 중간중간 넣어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범인 인터뷰 역시 거짓말을 적절하게 넣어 관객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관객은 단편적인 사실만으로 사건의 진상을 추리해야 한다.
“우리가 너무 쉽게 서로를 헐뜯는 것 같습니다. 소셜미디어(SNS)만 봐도 단편적인 사실만으로, 자극적인 이슈로 마녀사냥에 나섭니다. 우리 사회가 사건의 이면을 보려는 노력을 좀 더 해야 하지 않을까요.”
김기중 기자
2026-11-04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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