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JAL에 판 지분 되산다… 39억 싸게 ‘수상한 쇼핑’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수정 2026-11-04 00:45
입력 2026-11-04 00:05

한진칼 주식 9.5% 낮게 블록딜

JAL 지분 32만주 370억에 넘겨
주당 1만 2000원 낮춘 비정상 거래
동맹 간 경영권 방어막 악용 의심
한진칼이 위치한 서울 중구 대한한공 서소문사옥 모습.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일본항공(JAL)이 보유한 한진칼 주식 32만 5000주를 인수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JAL의 기존 주식 매입 가격보다 조 회장의 매입 예정 가격이 낮아 주식 거래 조건 및 가격 산정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은 JAL이 지난 8월 취득한 한진칼 지분을 넘겨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JAL은 지난 8월 6일 장 마감 이후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를 통해 한진칼 주식 32만 5000주(약 0.48%)를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거래에는 일본계 다이와증권이 참여했다.


조 회장은 지난 2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거래계획보고서에서 한진칼 보통주 32만 5000주를 주당 11만 4000원, 총 370억 5000만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거래는 다음달 3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매입 예정 주식 수는 JAL이 지난 8월 취득한 것으로 알려진 물량과 일치한다.

다만 JAL이 지난 8월 한진칼 주식을 취득할 당시 평균 매입 가격은 1주당 약 12만 6000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32만 5000주에 적용하면 총 409억 5000만원이다.





반면 조 회장이 공시한 매입 예정 금액은 370억 5000만원이다. 산술적으로 1주당 가격은 11만 4000원으로 약 9.5% 낮다. 또 전체 액수로는 약 39억원 낮은 수준이다. 조 회장의 매입 예정 단가는 지난 2일 한진칼 종가인 13만 4800원보다도 15.4% 낮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JAL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주식을 넘기기로 한 배경이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 회장의 거래계획보고서에는 매입가격이 ‘주식매매계약 당사자들의 합의’에 따라 결정됐다고 명시돼 있지만, 구체적인 가격 산정 기준과 매도자는 공개되지 않았다.

대한항공과 JAL은 지난 9월 3일 일본 도쿄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당시 JAL은 한진칼 지분을 취득한 사실을 공개했지만 구체적인 취득 규모와 금액은 밝히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미 JAL의 한진칼 지분 취득 자체에 대해 조 회장 측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외국 항공사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간 조 회장 측의 지분 확보 과정에서 갖가지 논란이 불거졌다. 한진그룹 계열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은 지난 7월 한진칼 주식 약 1023억원어치 매입을 추진했다가 학교법인 자금을 경영권 방어에 활용한다는 비판이 나오자 약 93억원만 매입하고 잔여 계획을 철회했다. 한진칼이 지난해 자사주 44만 44주(0.66%)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한 문제도 배임 의혹으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한편 호반그룹은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해 최대주주에 올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을 신고한 것으로 전날 알려졌다. 현재 공정위 심사가 진행 중이다. JAL의 기존 취득 가격보다 조 회장의 매입 예정 가격이 낮게 책정된 배경에 대해 대한항공 측에 입장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하종훈 기자
2026-11-0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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