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삼촌 협박해 돈 뜯은 조카…장애인 수당에 기초생활비까지 뜯었다

하승연 기자
수정 2026-11-03 13:36
입력 2026-11-03 12:57
법원 이미지. 서울신문 DB


대법원은 약 1년간의 수감 전후로 유사한 공갈 범행을 이어갔다면 범행 의도가 단절되지 않은 하나의 범죄로 봐야 한다며, 이를 별개의 죄로 판단한 2심 판결을 파기했다.

3일 연합뉴스,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 주심 박영재 대법관은 A씨의 공갈죄에 징역 3년 6개월, 장애인복지법 위반죄에 징역 6개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지난달 깨고 사건을 대전지법에 돌려보냈다.


A씨는 2021년 11월~2025년 6월 뇌성마비로 인한 중증 장애인인 외삼촌을 협박해 장애인 수당과 기초생활수급비 등 약 4000만원을 82차례에 걸쳐 뜯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돈을 안 주면 집 물건을 다 때려 부수고 다 죽여버리겠다”고 외삼촌을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공갈 범행을 이어가던 중인 2023년 1월~2024년 1월 별도 사기죄 등으로 구속 수감됐다. 쟁점은 이 수감 기간 전과 후 공갈 행위를 포괄일죄(여러 행위가 하나의 범죄를 구성하는 것)로 볼지, 별개의 죄로 볼지였다.



1심은 공갈 범행을 포괄일죄로 보고 장애인복지법 위반죄와 경합범으로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2심은 수감 기간 1년을 전후로 범의(범죄 의도)의 단일성과 계속성이 유지되지 않았다며 수감 전 30차례 공갈 행위와 이후 52차례 공갈 행위를 나눠 각각 징역 1년과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장애인복지법 위반죄에는 징역 6개월을 선고해 A씨는 총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82차례 공갈 범행을 포괄일죄로 봐야 한다는 취지로 2심 판결을 파기했다.

대법원은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은 “개별 범행의 방법과 태양, 범행의 동기, 각 범행 사이의 시간적 간격, 동일한 기회 또는 관계를 이용하는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후속 범행이 있었는지, 즉 범의의 단절이나 갱신이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는지 등을 세밀하게 살펴 판단해야 한다”는 법리를 들었다.

이어 대법원은 A씨가 수사기관에서 ‘교도소에서 피해자에게 전화해 돈을 이체하도록 부탁했다’고 진술하는 등 구금 기간 유사한 행위를 한 정황이 보이고, 가석방 직후 곧바로 같은 방법으로 범행을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외삼촌인 피해자와 관계, 범행에 취약한 피해자의 특성 등까지 더해보면 “수감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의 공갈 범의가 단절 또는 갱신됐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하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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