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거점 허위 조건만남 사기…26억 가로챈 일당 검거

이창언 기자
수정 2026-11-03 10:15
입력 2026-11-03 09:57
SNS 광고로 남성 유인
가입비·인증비 등 뜯어내
총책 등 15명 검거·7명 구속
경남경찰, 도피 조직원 추적
베트남에 거점을 두고 허위 ‘조건만남’ 광고로 남성 34명에게서 26억원을 가로챈 범죄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광고와 피해자 기망, 허위 사이트 제작 등으로 역할을 나눠 7개월간 조직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범죄단체조직과 사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총책 30대 A씨 등 15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A씨 등 7명을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이들은 2024년 8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허위 조건만남 광고를 게시한 뒤 이를 보고 연락한 남성 34명에게 회원가입비와 인증비, 서버 복구비 등을 요구해 약 26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이들은 조건만남을 원하는 여성이나 사이트 인증 담당자를 사칭해 피해자들을 허위 사이트에 가입하도록 유도했다.
이후 회원 인증비를 받아 챙기고 돈을 보낸 피해자들에게는 사이트 서버에 문제가 생겼다며 복구비를 추가로 요구하는 수법을 썼다.
범행을 위해 베트남 호찌민에 오피스텔 숙소를 마련하고 인근에 외부인 출입이 제한된 사무실을 임대하는 등 별도의 범행 거점도 구축했다.
조직은 총책 A씨를 중심으로 광고팀 5명, 기망팀 7명, 사이트 개발팀 2명 등 15명으로 구성됐다.
A씨는 조직원 모집 등 범행을 총괄했으며 광고팀은 SNS에 허위 광고를 올리고 기망팀은 피해자들을 속였다. 사이트 개발팀은 허위 조건만남 사이트 2개를 제작하고 유지·보수하는 역할을 맡았다.
피해자들은 20대~70대로, 최소 수십만원에서 최대 6억원을 편취당했다.
경찰은 별건 투자사기 사건을 수사하던 중 허위 사이트 제작 조직이 베트남 범죄단체에 조건만남 사이트를 제공한 정황을 확인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베트남에 체류하던 A씨의 은신처를 특정해 국제공조로 지난해 8월 현지에서 검거한 뒤 국내로 송환했다.
경찰은 A씨의 범죄수익금 약 5억 3000만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 결정을 받았다. 국세청에도 과세자료를 통보했다.
경찰은 이번에 검거된 15명 외에 베트남으로 도피한 기망팀 조직원 6명에 대해서도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적색수배와 여권 무효화, 여권 재발급 거부 조치를 했다. 국제공조를 통해 이들의 소재를 추적할 방침이다.
경남경찰 관계자는 “최근 ‘로맨스 스캠’과 같은 비대면 사기 수법이 지능적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검증되지 않은 사이트나 링크에 접속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고수익 아르바이트나 취업을 미끼로 해외에 유인하는 범죄조직의 수법에도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창원 이창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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