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계획 세우고 작업방식 정하네… 우리 공장장님은 ‘AI’

곽소영 기자
수정 2026-11-03 01:17
입력 2026-11-03 01:17
글로벌 제조업 ‘자율 공장’ 대전환
에이전트·디지털 트윈·로봇 결합AI, 단순노동 넘어 공장 운영 관장
지멘스·폭스콘, 엔비디아와 협력
소요 비용·시간 절감한 기술 공개
인공지능(AI)이 제조 현장에서 단순 작업을 대신하는 단계를 넘어 공장 운영 전반을 판단하고 결정하는 ‘공장장’으로 진화하고 있다. 기존에 협동 로봇이나 분류·운송 등 하드웨어와 결합해 사람의 물리적 노동력을 대체하던 AI가 직접 생산계획을 세우고 공장 운영도 관장하는 ‘자율공장’ 시대로 접어드는 것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조기업들은 AI 에이전트와 디지털 트윈, 로봇을 결합해 생산과 품질·물류·설비 관리 등의 의사결정을 자동화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AI가 현장 데이터를 분석해 제조 공정을 제시하고, 디지털 트윈에서 결과를 검증한 뒤 실제 공정에 적용하는 구조다.
독일 지멘스는 지난달 독일 에를랑겐 전자공장에서 엔비디아와 협력한 AI 기반 자율공장 기술을 공개했다. 에를랑겐 공장에서는 생산·물류·품질 검사·유지보수 등 각 공정에 걸쳐 100개 이상의 AI 알고리즘이 활용된다. 새 주문이 들어오면 AI 에이전트가 자재 수급과 생산능력, 납기, 제품 전환 비용 등을 고려해 다양한 생산 시나리오를 만들고, 디지털 트윈으로 전체 공정의 시뮬레이션을 돌려 각 시나리오의 실행 가능성을 검증한다.
기존에는 생산 계획을 짜는 담당자가 기존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각 조건을 비교해 최적의 방안을 결정했다. 반면 자율공장에서는 AI가 디지털 트윈으로 가상의 공장에서 실험한 결과를 토대로 대안을 먼저 제시하고, 담당자는 예상 효과와 리스크를 검토해 실행 여부를 판단한다. 지멘스는 AI 에이전트가 생산 계획을 먼저 제안하기 시작하면서 비용을 최대 20% 절감했다고 밝혔다.
디지털 트윈은 품질 검사와 제품 개발에도 활용된다. 실제 제품이 나오기 전 가상의 제품 이미지를 AI 검사 시스템에 학습시키면서 검사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엔지니어링 작업을 최대 85% 줄이고, 제품 출시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대 40% 단축했다는 설명이다.
엔비디아도 지난 5월 생산·품질·물류·안전 등 각 분야의 전문 AI 에이전트를 조율하는 ‘공장 관리자 에이전트’의 구축 설계도 ‘팩토리 오퍼레이션 블루프린트(폭스)’를 공개했다. 폭스를 이용해 자율공장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대만 폭스콘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생산 일정을 계획하는 데 필요한 노동시간은 25%, 사출 성형 공정을 변경할 때마다 필요한 엔지니어링 작업량은 50% 줄었다”고 밝혔다.
제조 현장이 복잡해지고 다품종·맞춤형 생산 수요가 늘면서 국내 기업 역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자율공장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국내외 생산 공장을 모두 ‘AI 자율 공장’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자재 입고부터 생산·출하까지 전 공정에 디지털 트윈을 도입하고, 품질·생산·물류 각 영역을 담당하는 AI 에이전트를 통해 데이터 기반 분석과 사전 검증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제조 특화 AI 에이전트와 물류 로봇, 시뮬레이션 기반 로봇 경로 생성, AI 비전 검사 등을 제조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곽소영 기자
2026-11-03 B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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