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톱 개혁’ 피로감에 룰라 효과… 아르헨 밀레이 재선 ‘암운’

최재헌 기자
수정 2026-11-03 00:53
입력 2026-11-03 00:53
흔들리는 중남미 우파 선봉장
‘초긴축 재정’에 서민 인내심 한계차기 여론조사 오차범위 밖 밀려
“민생 악화 직격탄에 지지율 폭락”
룰라 당선도 우파에 ‘명백한 타격’
뉴스1
‘전기톱 개혁’으로 불리는 초긴축 재정 여파로 빈곤율이 급증하고 민심이 이탈하면서 중남미 우파의 기수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급제동이 걸렸다. 여기에 지난달 25일 남미 최대 경제 대국인 브라질 대선 결선에서 좌파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극적으로 집권 연장에 성공하면서 중남미 보수 진영의 지지율 하락과 내부 분열이 연쇄적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1일(현지시간) 엘 크로니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2027년 대선을 앞두고 밀레이 대통령에 대한 경제적 불만이 임계점에 달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됐다. 여론조사 기관 수반 코르도바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밀레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부정 평가는 취임 이후 최고치인 65.2%를 기록해 긍정 평가(34.1%)를 두 배 가까이 앞질렀다. 가상 대결로 치러진 차기 대선 투표 의향에서도 야권 페론주의 진영이 36.6%를 얻어 집권 자유전진당(31.5%)을 오차범위 밖에서 따돌렸다.
엔테라테 노티시아스는 응답자 65%가 사회·경제 상황에 부정적 여론을 드러냈다며, 이번 결과가 단순한 지지율 균열을 넘어 대중의 ‘감정 붕괴’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전임 좌파 정부의 방만한 재정을 바로잡겠다며 고통 분담을 호소했던 집권 초 정부에 대한 중도·서민층의 인내심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우파의 위기는 중남미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블루 타이드(우파 물결)’의 동반 침체로 이어지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며 미국으로 떠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에 대해 보수 진영의 거리 두기가 본격화됐다. 발데마르 코스타 네투 자유당(PL) 대표는 “최우선 과제는 당리당략이 아닌 국가를 전진시키는 것”이라며 보우소나루에 사실상 반기를 들었고, 다른 보수 정당들도 이 대열에 가세하고 있다.
집권 3년 차인 에콰도르의 다니엘 노보아 정권은 임기 초 80%대였던 지지율이 치안 관리 실패로 40% 초반까지 떨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를 받으며 올해 화려하게 등장했던 칠레의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페루의 게이코 후지모리 등 신생 우파 정부들도 민생 경제 악화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지지율이 20~30%대로 폭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룰라 대통령의 성공이 중남미 블루 타이드에 ‘명백한 타격’이 됐다”며 “우파 정부의 물가 완화 성과에도 불구하고 경기 반등을 체감하지 못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누적되면서 중남미 정치 지형이 재배열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재헌 기자
2026-11-0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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