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알게 된 배우자 외도…상간소송 전 ‘소멸시효 기산점’ 확인해야

수정 2026-11-02 15:42
입력 2026-11-02 15:42
- 손해 및 가해자 구체적으로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일로부터 10년 시효 적용
- 박종현 변호사 “최초 인식 시점과 추가 증거 확보 시점 엄격히 구별해 대응해야”
▲대전 법무법인 한길로 박종현 대표변호사


배우자의 외도를 의심했지만 명확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다가 수년이 지난 뒤 과거 부정행위 사실을 확인하는 경우가 있다. 오래된 메신저 대화나 사진, 결제내역에서 제3자와의 관계가 드러나면서 상간소송을 검토하지만, 이미 시간이 상당히 흘렀다는 점이 문제가 된다. 이때는 외도 사실의 입증뿐 아니라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언제부터 진행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배우자의 외도를 의심했으나 명확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다가 수년이 지난 뒤에야 과거 부정행위 사실을 확인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오래된 메신저 대화나 사진, 결제 내역 등에서 제3자와의 관계가 드러나 상간자 위자료 청구 소송(상간소송)을 검토하더라도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라면 법적 청구 기한이 쟁점으로 떠오른다. 법조계에서는 외도 사실의 입증뿐 아니라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언제부터 진행됐는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상간소송은 혼인관계를 침해한 제3자의 불법행위 책임을 묻는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다. 민법에 따르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원칙적으로 시효로 소멸한다. 두 기간은 각각 검토해야 하며, 외도를 뒤늦게 알았다는 사정만으로 언제나 청구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분쟁에서는 특히 3년의 소멸시효가 시작되는 시점을 두고 다툼이 발생한다. 배우자가 다른 사람과 연락한다는 사실을 알았던 때와 혼인관계를 침해하는 부정행위 및 상대방의 신원을 구체적으로 인식한 때가 반드시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단순한 의심이나 추측이 있었는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정도로 관련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가 판단의 핵심이다.

예를 들어 배우자의 외도를 의심해 갈등을 겪었지만 상대방이 누구인지 알지 못하다가 나중에 신원을 확인한 경우에는 그 확인 시점이 기산점이 될 수 있다. 반대로 과거 대화 내역 등에서 부정행위와 상대방의 신원을 이미 확인했음에도 소송을 미뤘다면, 뒤늦게 추가 증거를 발견했다는 이유만으로 시효가 새롭게 시작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최초 인식 시점과 이후의 증거 확보 시점을 구별해야 하는 이유다.



부정행위가 장기간 이어진 경우에는 법리 검토가 한층 복잡해진다. 관계가 시작된 시점과 종료된 시점, 피해자가 각 행위를 알게 된 경위에 따라 청구 범위와 시효 완성 여부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과거에 단발성 관계가 있었다가 종료된 경우와 최근까지 만남이 지속된 경우를 동일하게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 법조계의 설명이다.

상간소송의 소멸시효를 검토할 때는 위자료 청구의 성립 요건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상대방이 배우자의 혼인 사실을 알고 있었거나 알 수 있었는지, 부정행위 당시 혼인관계가 이미 실질적으로 파탄된 상태였는지 등이 주요 판단 기준이다. 소멸시효 기간이 남아 있더라도 이러한 성립 요건이 입증되지 않으면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증거 자료 역시 부정행위 자체를 입증하는 자료와 피해자가 이를 인식한 시점을 보여주는 자료로 나눠 정리할 것이 요구된다. 모바일 메신저 대화와 사진, 통화 기록, 결제 내역뿐 아니라 외도 사실을 처음 확인한 당시의 메시지나 상대방과 주고받은 대화도 중요한 근거가 된다. 자료의 작성일과 실제 확인일을 구분하고 원본을 보존해야 시효에 관한 다툼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아울러 상간소송을 준비하면서 상대방에게 내용증명만 보내면 소멸시효 문제가 해결된다고 여기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내용증명을 통한 이행 독촉 통지(최고)는 일정한 요건 아래 일시적으로 시효 완성에 영향을 줄 수 있으나, 그 자체만으로 장기간 권리행사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어서 6개월 이내에 재판상 청구 등 후속 법적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박종현 대전 법무법인 한길로 대표변호사는 “상간소송은 외도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는 이유만으로 청구 기간이 새롭게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피해자가 손해와 가해자를 구체적으로 인식한 시점, 부정행위의 발생 및 종료 경위, 혼인관계의 상태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혼과 상간자 위자료 분쟁을 검토할 때는 외도를 알게 된 경위부터 증거 확보 시점, 부정행위의 지속 여부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소멸시효와 손해배상 책임을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양승현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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