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대통령 사금고·선거용 ATM…오늘의 돈잔치로 청년 내일 거덜”

손지은 기자
수정 2026-11-02 12:39
입력 2026-11-02 12:39
이재명 대통령,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
野, 162조 미래대응기금에 “정권 쌈짓돈”
장동혁 “부동산·증시 없이 인내심 테스트”
나경원 “모두의 성장 아닌 모두의 파산”
권영세 “일자리·집도 없이 빚만 물려주나”
개혁신당 “오늘의 표에 내일 세대 돈 쓰나”
국민의힘은 2일 이재명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에 대해 “국민 세금이 대통령의 사금고이고, 국가재정이 민주당의 선거용 현금인출기라도 된다는 것인가”라며 맹폭했다. 162조 3000억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겨냥해선 “오늘의 돈잔치로 미래세대에 빚 폭탄을 떠넘기는 재정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은 본인 하고 싶은 말만 하고 갔다”며 “7000자가 넘는 연설문에 끝내 빠진 단어들이 있다. ‘부동산’도 ‘증시’도 ‘농지’도 없고, ‘북한’도 ‘한미동맹’도 ‘치안’도 ‘사법’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이 듣고 싶은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며 “듣는 내내 참고 앉아 있기도 힘들었다”고 했다.
장 대표는 시정연설을 “‘내 잘못은 모르겠고, 하던 대로 하겠다’, ‘국민은 모르겠고, 좌아하게 살련다’, ‘내일은 모르겠고, 오늘 다 쓰고 죽겠다’”는 세 줄로 요약하며 “이 정도면 국민 인내심 테스트 아닌가”라고 비꼬았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천문학적인 빚 폭탄을 다음 세대에 떠넘기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문’이자 재정 건전성을 무너뜨릴 ‘대한민국 미래파괴 선언문’”이라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올해보다 12.8% 불어난 821조원짜리 초팽창 예산안을 내놓고, 내년 국가채무는 15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라며 “나라 곳간은 거덜 날 판인데 대통령은 돈 뿌릴 궁리부터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미래대응기금을 ‘미래약탈기금’이라고 지칭하며 “기금 사업비 약 45조원 중 21조원을 반복 지출 사업에 쏟아붓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회 승인 없이 변경할 수 있는 기금 지출 한도가 30%에 달한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박 수석대변인은 “막대한 재원을 정권 입맛대로 주무를 여지를 열어놓은 것”이라며 “국민 세금이 대통령의 사금고이고, 국가재정이 민주당의 선거용 현금인출기라도 된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청년 예산을 53.5% 늘렸다는 정부 설명에도 박 수석대변인은 “청년들이 절실하게 원하는 것은 일회성 지원금이 아니라 안정적인 일자리와 내 집 마련의 기회”라며 “주거 사다리는 걷어차 놓고 적금과 임대주택 계획을 늘어놓는 것은 공허한 말장난”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예산 심사 과정에서 방만한 지출과 선심성 사업을 삭감하겠다는 방침이다.
5선의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빚잔치를 넘어 미래세대의 등골을 빼먹는 참담한 대국민 기만극”이라며 “모두의 성장이 아닌 모두의 파산”이라고 비판했다. 나 의원은 국가채무 비율 하락에 대해 “반도체 호황 덕에 세수와 국내총생산(GDP)이라는 분모가 커져 나타난 착시일 뿐”이라며 “호황일 때 빚을 갚고 불황을 대비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재생에너지 확대에 투입되는 2조 8000억원도 문제 삼았다. 그는 “‘햇빛소득마을 확산’ 등이 과거 태양광 사업의 폐단을 답습하고 특정 세력에 이익을 몰아주던 ‘대장동식 특혜 설계’가 국가 예산판으로 옮겨간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초과 세수를 국가채무 감축과 위기 대비에 우선 활용하고, 신규 수당과 지원금에는 향후 5~10년간의 재원 조달 계획을 의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 대통령의 시정연설만 들으면 대한민국은 걱정할 것이 없는 나라”라며 “V자 회복, 5040 클럽, 20년 만에 가장 건전한 재정 등 장밋빛 단어로 가득했다”고 꼬집었다. 권 의원은 “내년 나랏빚은 106조원 늘어 처음으로 1500조원을 넘는다”며 “162조원 미래대응기금 중 13조 6000억원은 국회 의결 없이 정부가 쌈짓돈처럼 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줄고 서울 집값은 90주째 오르는데 연설은 집값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며 “일자리도 집도 없는데 빚은 물려받는 세대, 이것이 장밋빛 연설 뒤에 가려진 청년의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개혁신당도 재정 건전성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이동훈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은 “반도체 호황으로 내년 국세수입이 194조원이나 더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국가채무는 106조원 늘어난 1520조원에 달한다”며 “돈이 들어오면 빚부터 갚는 게 상식인데 이재명 정부는 씀씀이부터 키우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미래대응기금에 대해서도 “104조원을 여유자금으로 쌓아두면서 국가채무는 늘리고, 주요 항목 지출의 30%는 국회 의결 없이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며 “‘미래 부담 기금’으로 이름을 바꾸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의 표를 얻기 위해 내일 세대의 돈을 끌어다 쓰는 정치는 이제 멈춰야 한다”며 “이번 예산국회가 미래세대에 큰 죄를 지은 국회로 역사에 기록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손지은 기자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