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금융지주 임추위 “회장님 왜 추천했나” 주주에게 직접 설명한다

서유미 기자
수정 2026-11-02 17:23
입력 2026-11-02 11:49
금융위,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방안 정무위 보고
임추위원장에 ‘책무구조도’ 적용…개별 접촉 공시
연임시 의결권 요건 임추위·주총 단계적 강화
“부패한 이너서클” 지적 이후 개선안 도출
금융지주 회장 후보를 추천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위원장이 주주총회에서 후보 추천 이유를 직접 설명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임추위원 전원이 서명한 확인서도 주주들에게 제공한다. 현직 회장이 차기 회장을 뽑는 과정에서 임추위원을 만나면 접촉 이유와 내용도 공개하도록 한다.회장 후보를 고르는 이사들이 현직 회장의 연임을 돕는 ‘거수기’에 머물지 않도록 검증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금융지주의 폐쇄적 지배구조를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비판한 이후 추진해 온 개선 논의가 구체화하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2일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의원들에게 이런 내용의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설명했다. 올해 초 출범한 ‘금융권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의 논의는 막바지 조율 중이다.
개선안에 따르면 임추위가 회장, 독립이사를 선임할 때 검증하는 책임을 대폭 강화한다. 임추위원장은 주총에서 후보 추천 이유를 직접 설명하고, 주총 소집 때는 위원 전원이 이름을 걸고 서명한 확인서를 첨부하도록 했다. 누가 어떤 후보를 왜 추천했는지 주주 앞에서 책임지도록 하는 것이다.
임추위원장에게는 임원별 내부통제 책임을 정한 ‘책무구조도’도 적용한다. 후보를 공정하게 찾고 충분히 검증하도록 관리할 책임을 명확히 하겠다는 뜻이다.
현직 회장의 인사 개입을 막는 장치도 마련한다. 차기 회장 선임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현직 회장이 임추위원을 만나면 그 이유와 내용을 공시해야 한다. 독립이사와 감사위원 후보를 추천하는 임추위에는 회장이 참석할 수 없다. 자신을 견제할 이사를 고르는 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전 금융회사에 독립이사제를 도입하고, CEO 후보를 추천하는 임추위는 모두 독립이사로 구성하도록 한다.
은행지주 회장은 연임 횟수가 늘수록 더 많은 찬성을 얻어야 한다. 3연임을 법으로 금지하는 방안도 논의됐지만,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 등을 고려해 선임 문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처음 회장으로 선임될 때는 임추위원 3분의 2 이상, 주총에서는 출석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이자 전체 발행주식의 4분의 1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한 차례 연임할 때는 임추위원 4분의 3 이상, 주총에서는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이자 전체 발행주식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세 번째 임기부터는 주총 문턱이 출석 주주 의결권의 4분의 3이자 전체 발행주식의 절반 이상으로 더 높아진다.
의결요건은 현행보다 크게 높아졌다. 현재 금융지주 회장의 경우 이사회 과반수 출석, 출석 과반수 이상의 동의를 얻는다. 정관에 있는 경우 주총 과반수 이상의 일반 결의를 거친다.
특히 회장 후보에 대해서 경영 성과뿐만 아니라 금융 사고 발생 이력 등 사회적 논란까지 공시해 주주의 평가를 받도록 했다. 임추위뿐만 아니라 주총까지 두 번의 문턱을 거치게 되는 셈이다. 주총 의결을 고려해 이사회가 공정한 평가를 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을 발의한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임추위원장이 주주에게 직접 추천 이유를 설명하도록 한 것은 책임성을 높일 수 있는 변화”라며 “다만 형식적인 설명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견제와 검증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유미 기자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