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아시아태평양 정·재계 인사 800여 명 집결…산업 AI·공급망 협력 해법 모색 - 네이버·지멘스 대표 대담 통해 산업 AI가 바꿀 제조업의 미래 조명 - 지정학적 리스크 속 파트너십 다변화 및 공급망 회복 탄력성 강화 필요성 확인 - 독일 산업 역량과 아·태 지역 혁신 잇는 한국의 전략적 역할 부각주한독일상공회의소(KGCCI, 대표 마리 안토니아 폰 쉔부르크)는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제19회 아시아·태평양 독일 비즈니스 콘퍼런스(APK 2026)’를 성황리에 마쳤다고 2일 밝혔다.
독일과 아시아·태평양 지역 정·재계 주요 인사 800여 명이 참석한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전환하기 위한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1986년 첫 개최 이후 40주년을 맞은 올해 행사에는 독일 연방총리와 대한민국 국무총리가 함께 무대에 올라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주한독일상공회의소는 서울 현지 공동 주최기관으로 행사 전반을 이끌었다.
공급망 재편과 기술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사흘간 이어진 세션에서는 경제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기술 혁신을 실질적인 사업 기회로 연결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네이버·지멘스, 산업 AI가 바꿀 제조업의 미래 조명
이번 콘퍼런스의 핵심 세션 중 하나는 지난달 31일 열린 ‘산업 AI 테크 다이얼로그’였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롤랜드 부시 독일경제 아시아태평양위원회(APA) 위원장 겸 지멘스그룹 회장이 대담자로 나서, 실험 단계를 넘어 산업 현장에 본격 도입된 AI가 제조 공정과 생산성, 인력 구조에 미칠 변화를 짚었다.
롤랜드 부시 위원장은 산업 AI를 “세계의 새로운 운영체제”로 정의하며 제조업과 산업 경쟁력 전반에 큰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일자리 변화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요구되는 역량과 기술이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이라며 인재 육성과 산업 역량 전환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수연 대표는 기술 주권 확보를 위한 국제 협력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AI 생태계의 모든 요소를 단일 국가나 기업이 독자 개발하기보다, 각자의 강점을 살려 협력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대담에서는 한국의 디지털 기술력과 독일의 산업 엔지니어링 역량이 상호 보완적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 아울러 산업 데이터 공유, 운영 안정성 확보, 실제 제조 현장 적용 등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도 함께 다뤄졌다.
이번 논의는 행사 기간 중 체결된 ‘한·독 하이테크 협력 프레임워크 협정’과도 궤를 같이한다. 해당 협정은 마이크로전자, 산업 AI, 로보틱스 등 차세대 산업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불확실성의 시대, 해법은 ‘다변화’와 ‘회복 탄력성’
기술 혁신과 더불어 지정학적 리스크, 무역 구도 변화, 복잡해지는 공급망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 전략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현장에서는 2030년까지의 독일·아시아태평양 무역 시나리오를 비롯해 지정학적 리스크 속 기업 자금 조달, 기업 회복 탄력성 강화 전략 등을 주제로 한 세션이 잇따라 진행됐다.
산업 정책을 주제로 한 옥스퍼드식 토론에서는 경제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과 산업 지원에서 정부가 맡아야 할 역할을 두고 다양한 시각이 오갔다. 기업 회복 탄력성 세션에는 포이트, 독일산업연맹, 티유브이슈드, 도시바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해 글로벌 경제 환경 변화에 맞춘 전략 전환의 필요성을 논의했다. 행사 전반에 걸쳐 개방된 시장 유지, 파트너십 다변화, 지역 간 협력 강화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한국 AI 스타트업, 아시아태평양 경연서 준우승
30일 열린 ‘제2회 AI 스타트업 어워드’에서는 한국의 모디전스비전(Modigence Vision)이 2위에 올랐다. 1위는 베트남 엔팜(Enfarm)이 차지했다. 아시아·태평양 각국 유망 스타트업 5곳이 겨룬 이번 대회에는 인도 우르자(Oorja), 싱가포르 마리나체인(MarinaChain), 중국 옌인(YanYin)도 출전했다.
모디전스비전은 지난 7월 주한독일상공회의소가 주최한 ‘Korea-Germany Connect: AI Startup Pitching Challenge 2026’에서 우승하며 한국 대표로 출전권을 얻었다. 이번 준우승은 한국 AI 스타트업 생태계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유망 혁신 기업을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와 연결해 온 주한독일상공회의소의 역할을 보여준다.
한국, 독일·아시아태평양 협력의 전략적 관문으로
이번 서울 개최는 한국이 독일의 핵심 산업·기술 파트너이자 아시아태평양 비즈니스의 관문이라는 점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정부, 다국적 기업, 산업 협회, 신기술 기업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무역·투자·혁신을 폭넓게 논의했다.
주한독일상공회의소는 행사 운영을 지원하는 한편 한·독 기업과 정책 당국, 업계 관계자를 잇는 가교 역할을 했다. 특히 한국의 첨단 기술·디지털 혁신 역량과 독일의 산업 엔지니어링·제조 경쟁력을 결합할 협력 기회를 적극 부각했다.
행사는 31일 부시 위원장과 쉔부르크 대표의 폐회사로 마무리됐다. 마리 안토니아 폰 쉔부르크 주한독일상공회의소 대표는 “40주년을 맞은 APK를 서울에서 개최하며 한국이 아시아태평양에서 독일과의 파트너십에 무엇을 더할 수 있는지 분명히 보여줬다”며 “탄탄한 산업 기반, 기술을 향한 도전 의지, 그리고 불확실한 시기에도 믿을 수 있는 파트너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흘간의 논의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공통의 우려에서 출발해 산업 AI, 공급망, 회복 탄력성 분야의 구체적인 협력으로 이어졌다”며 “주한독일상공회의소로서는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서울에서 맺은 인연이 한·독 기업 간 프로젝트와 투자, 파트너십으로 결실을 맺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