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년 연기 인생 ‘아베 마리아’로 배웅

김기중 기자
김기중 기자
수정 2026-11-02 00:03
입력 2026-11-01 18:13

배우 최불암 오늘 발인·영면

‘전원일기’ 가족 등 각계 조문 행렬
‘국민아버지’에 금관문화훈장 추서
장례 미사서 임형주 마지막 노래
지난달 30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배우 최불암의 빈소. MBC 장수 드라마 ‘수사반장’과 ‘전원일기’에 출연한 배우들을 비롯해 정·재계와 스포츠계에서 조문의 발길이 이어졌다. 장례 미사는 2일 오전 9시 서울 여의도동 성당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사진공동취재단


푸근한 인상과 따뜻한 연기로 반세기 넘게 대중의 사랑을 받은 ‘국민 아버지’ 배우 최불암(본명 최영한)이 87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2일 오전 7시 40분 비공개로 엄수되는 발인에 이어 오전 9시 서울 여의도동 성당에서 장례 미사가 거행된다.

고인은 지난달 29일 밤 10시쯤 서울 강서구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 세상을 떠났다. 지난해 3월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 재활에 힘써왔으나 최근 병세가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1939년 인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 중앙고와 서라벌예술대학,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했다. 1959년 극단 ‘실험극회’에서 연극 ‘햄릿’으로 연기 인생의 첫발을 뗐으며, 1965년 국립극단에 입단해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1967년 서울중앙방송(현 KBS) 특채 6기 탤런트로 선발된 뒤 스물여덟 나이로 드라마 ‘수양대군’에서 노년의 김종서 역을 소화해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국내 TV 방송 초창기 대표적인 장수 드라마인 ‘수사반장’(1971~1989), ‘전원일기’(1980~2002) 등에 출연하며 안방극장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국내 최초 범죄 수사극인 MBC ‘수사반장’에서 모범적이고 정의로운 경찰관 박영한 역으로 스타덤에 올랐고, 22년간 방영된 ‘전원일기’에서는 배우 김혜자와 부부로 호흡을 맞추며 따뜻한 부모상을 그려냈다. 특유의 호탕한 ‘파~하’ 하는 웃음소리가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다.

한때 정계에 몸담기도 했다. 1992년 제14대 총선에서 통일국민당 전국구(현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선됐으며 1996년 제15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에는 본업인 연기에만 전념했다. 당시 서울 영등포을 지역구에서 고인과 맞붙었던 상대 후보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다.



1999년부터 2008년까지 KBS ‘좋은나라 운동본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KBS 1TV ‘한국인의 밥상’을 진행했다. 특히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전국 각지를 찾아 지역 음식과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사연을 전했다. 차분한 목소리와 소탈한 진행 방식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고인의 빈소에는 장례 첫날부터 ‘전원일기’ 출연진을 비롯해 문화·예술계와 정계를 아우르는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전원일기’에서 부부로 출연해 고인과 22년간 호흡을 맞춘 배우 김혜자, 둘째 아들 용식이로 출연한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많은 이들이 빈소를 지켰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소셜서비스 엑스(X·옛 트위터)에 “우리 시대의 아버지로 오랜 세월 국민 곁을 지켜 주신 선생님을 기억하겠다”며 명복을 기원했다. 정부는 고인에게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2일 오전 9시 여의도동 성당에서 열리는 장례 미사에서는 팝페라 테너 임형주가 ‘아베 마리아’로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한다. 임형주는 최불암 부부와 각별한 사이로 알려졌다. 운구 행렬은 장지로 향하기에 앞서 고인이 생전 전국후원회장을 맡았던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들를 예정이다.

김기중 기자
2026-11-0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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