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맡아도 흔들림 없는 중수청으로”

김주환 기자
수정 2026-10-30 01:59
입력 2026-10-29 21:02
첫 비검사 출신 기획조정관 이은상
검사 몫이던 조직·예산·기획 총괄“수사 잘 돌아가도록 뒷받침할 것”
시스템 구축 매진, 12월 킥스 개통
“누가 맡더라도 흔들림 없이 운영되는 조직을 만들겠습니다.”
이은상(52) 중대범죄수사청 본청 기획조정관은 “본청과 지방청이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특정 개인의 역량에 기대지 않는 조직 운영 체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기조관은 검사가 아닌 검찰 일반직 출신으로 중수청의 첫 기획조정관(2급)을 맡았다. 조직과 예산, 기획 업무를 총괄한다. 다른 부처로 따지면 핵심 보직인 기획조정실장에 해당한다. 검찰 시절 같은 역할을 맡았던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도 당연히 검사 몫이었다. 이에 이 기조관 인사는 중수청의 ‘탈검찰화’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졌다.
지난 28일 서울 중구 중수청 본청에서 만난 이 기조관은 새 수사기관의 살림을 집을 짓는 일에 빗댔다. 그는 “새로 집을 짓는 일과 이미 지어진 집을 관리하는 일의 차이”라며 “기존 검찰청에서는 갖춰진 조직과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데 집중했다면, 중수청은 조직의 틀부터 업무 절차와 부서 간 협업 체계까지 만들어야 해서 업무 범위도 넓고 신경 쓸 일도 더 많다”고 말했다.
이 기조관은 검찰직 행정고시에 합격해 2001년 인천지검 조사과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지난해 2월 부산지검 동부지청 사무국장으로 고위공무원에 오른 뒤 올해 3월 서울북부지검으로 옮겼고, 7개월여 만에 검찰청이 폐지됐다.
새 조직으로 옮긴 데는 오래 품어 온 꿈이 있었다. 경찰행정학을 전공한 그는 형사소송법을 공부하다 ‘수사관’이라는 직업의 매력에 끌려 검찰직 행정고시에 도전했다. 하지만 직급이 오르면서 수사 현장에서 멀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는 “검찰직은 4급까지만 사법경찰관이 가능하고 그 이상은 일반 행정직”이라며 “수사를 꿈꿨는데 수사에서 너무 멀어진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강했다”고 했다. 이어 “수사든 수사 지원이든 수사할 수 있는 환경에서 다시 근무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았다”며 “기조관으로서 수사가 잘 돌아가도록 뒷받침하는 일도 결국 그 연장선”이라고 했다.
중수청은 현재 검찰에서 특례 임용된 인력이 대부분이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출신이 합류하게 된다. 이 기조관은 “변호사든 경찰이든 많이 올 텐데 출신이 다양하다 보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기조관이 조직 문화도 주도적으로 맡아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조관은 김지용 중수청장의 지시로 꾸려진 조기 안착 전담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인력 충원과 청사 공사, 수사 시스템 구축도 함께 챙기고 있다. 그는 형사사법정보시스템(킥스)에 대해 “12월 2일이면 완전 개통이 가능하다”며 수사 환경을 갖추는 노력을 더하겠다고 밝혔다.
김주환 기자
2026-10-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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