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상식”, 북한 남침전쟁 게임의 만행…‘이태원 참사’ 실제장면 삽입

권윤희 기자
수정 2026-10-29 22:41
입력 2026-10-29 22:34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4’
참사 당시 뉴스 화면 3초 등장
유가족 “희생자 존엄 고려 안 해”
전 세계에 출시된 미국의 인기 슈팅게임에 2022년 이태원 참사 당시 구급대원이 시민에게 심폐소생술(CPR)을 하는 실제 영상이 삽입돼 논란이 일고 있다. 게임 속 가상의 전쟁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상황을 묘사하는 데 실제 참사 현장의 뉴스 화면을 사용한 것이다. 유가족들은 희생자의 존엄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며 반발했고, 게임 이용자 단체도 제작사에 사과와 영상 교체를 요구했다.
2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미국 게임사 액티비전이 지난 23일 전 세계에 동시 출시한 1인칭 슈팅게임(FPS)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4’에는 이태원 참사 직후 촬영된 방송 자료 화면이 등장한다.
문제가 된 장면은 게임 속 이야기를 전달하는 시네마틱 영상에 포함됐다. 북한의 남한 침공을 소재로 한 이 게임에서 전쟁으로 민간인 피해가 발생한 상황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 과정에서 구급대원이 쓰러진 시민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는 이태원 참사 당시 뉴스 화면이 약 3초간 사용됐다.
실제 참사 영상이 게임에 등장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소셜미디어에서는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비극을 게임의 연출 소재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유가족 측도 문제를 제기했다. 조인영 10·29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은 “참사 현장을 그대로 볼 때 유가족·피해자·시민들이 느끼는 괴로움에 대해 굉장히 무감각했으며, 희생자들의 존엄을 고려하지 않았기에 생긴 일”이라고 비판했다.
조 실장은 외국인 유가족들이 추모식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상황이라며, 유가족들의 서명을 받아 제작사 측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게임이용자협회도 성명을 내고 제작사의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협회는 “게임 진행 맥락과 무관한 비극적 참사 영상이 활용되어 유가족 등에게 피해를 준 지점에 대해서는 명확한 경위 설명과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해당 장면을 다른 영상으로 교체하는 업데이트도 요구했다.
다만 협회는 이번 논란이 게임에 대한 검열이나 부당한 제한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특정 영상의 사용에 따른 책임을 묻는 것과 게임 콘텐츠 전반을 규제하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는 취지다.
논란이 커지자 액티비전은 “게임의 오프닝 시네마틱에 포함된 일부 실제 뉴스 보도 장면은 작품 속 가상의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한 요소로 활용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태원 참사를 비롯한 어떠한 실제 비극적 사건도 언급하거나 가볍게 다루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권윤희 기자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