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 달 만에 또 지게차 참변… 무면허 운전 내몬 안전불감증 도마에

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수정 2026-10-29 13:09
입력 2026-10-29 13:09

제주 구좌읍 축사서 40대 노동자 2.9t 지게차에 깔려 숨져
사고당일 A씨가 몰았던 5t 화물차에 두배 초과 11t 화물 실려
운전 자격·안전교육 미이수 확인… 업체 과실치사 여부 수사
과적·인력 부족 의혹도… 노동당국,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 조사

제주시 구좌읍의 한 축사에서 화물운송업체 소속 노동자 A(44)씨가 2.9t 지게차에 깔려 숨지자 유족들과 민주노총 제주본부 등이 29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제주 강동삼 기자


제주에서 지게차 전도 사고로 노동자가 숨지는 참변이 넉 달 만에 또 발생했다.

숨진 노동자는 지게차 운전에 필요한 교육을 이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안전관리 부실 의혹이 커지고 있다.


앞서 대형마트에서도 20대 노동자가 지게차에 깔려 숨진 데 이어 유사한 사고가 반복되면서 산업현장의 안전불감증이 도마 위에 올랐다.

2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의 한 축사에서 화물운송업체 소속 노동자 A(44)씨가 2.9t 지게차에 깔려 숨졌다.

A씨는 화물차에 실린 사료를 축사로 옮기기 위해 지게차를 운전하다 화물차와 연결된 경사로를 통해 지상으로 내려오던 중 지게차가 넘어지면서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혼자 작업을 준비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원인과 안전조치 이행 여부를 둘러싸고 업체 측의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민주노총 제주본부와 유족 측은 사고 전 배송 물량이 많아 인력 충원을 요구했지만 회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사고 당일 A씨가 운전한 5t 화물차에 적재중량을 크게 웃도는 11.3t의 화물이 실렸다는 주장도 나왔다.

A씨는 지게차 운전기능사 자격을 취득했지만, 3t 미만 지게차를 운전하는 데 필요한 건설기계 조종사 면허는 발급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지게차는 3t 미만으로, 1종 보통 운전면허와 소형건설기계 조종교육 이수 등 별도의 요건을 갖추면 운전할 수 있지만 A씨는 필수 교육도 이수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가 소속된 화물운송업체 측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적용 여부를 들여다볼 예정이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산재예방지도팀도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노동계는 이번 사고를 예견할 수 있었던 인재로 규정하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28일 성명을 내고 “반복되는 산업재해는 우연일 수 없다”며 “노동자의 안전할 권리를 비용으로 여기는 사용자의 무책임성이 빚어낸 참극”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수사당국은 사고 책임자들을 엄중 처벌하고 원인을 명명백백히 규명해야 한다”며 제주도와 노동당국에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앞서 지난 6월 19일 제주시 애월읍 하귀농협 하나로마트 지하주차장에서도 20대 노동자 김모씨가 몰던 지게차가 전복돼 김씨가 깔려 숨졌다. 당시에도 지게차 운전 자격과 안전교육 이수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다.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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