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상생’의 힘… 국내서 열린 LPGA 대회 흥행 굿샷[권훈의 골프 확대경]

권훈 기자
수정 2026-10-29 00:13
입력 2026-10-28 18:02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호평

양측, 대회 석달 전 전격 이견 해소
KLPGA 선수 15명, 5년 만에 출격
“이동·시차 문제 없어 경기력에 도움”
LPGA도 “팬 응원 열기 지속 기대”

악천후 뚫고 갤러리 4만여명 운집
목포 등 대회장 인근 경제에도 온기
지난 22일부터 나흘 동안 전남광주 해남군 파인비치 골프링크스에서 열렸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갤러리들이 운집해 있다.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조직위원회 제공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나흘 동안 광주전남 해남군 파인비치 골프링크스에서 치러진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은 국내에서 열리는 유일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회이다. LPGA투어가 아시아 지역 국가를 순회하면서 개최하는 이른바 ‘아시안 스윙’의 하나로 열린다.

2019년과 2021년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선수가 30명씩 출전했다. 2020년엔 코로나19 탓에 대회가 개최되지 않았다. LPGA투어는 아시안 스윙 등 미국 밖에서 여는 대회에는 해당 국가 선수들을 대거 참여시키는 관례를 따랐던 것이다. 그러나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동안 KLPGA 선수들은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나서지 못했다. LPGA와 KLPGA 사이 의견 대립 때문이었다.


올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는 KLPGA 선수 15명이 출전했다. 대회 개최를 불과 석 달 앞둔 지난 7월 KLPGA 김상열 회장과 크레이그 케슬러 LPGA 커미셔너가 전격적으로 그동안의 의견 차이를 해소하고 합의를 이뤄낸 덕분이었다. 국내 개최 LPGA투어 대회에 5년 만에 KLPGA 선수들이 출전한 이번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은 7월의 대국적 결단이 성공적이었음을 입증했다.

KLPGA 선수가 배제됐던 지난 4년보다 열기와 활력, 경기 수준 등 모든 면에서 나아졌다. 대회 운영팀에 따르면 이번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2026엔 나흘간 4만명이 넘는 갤러리가 몰렸다. 지난해(6만여명)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나흘 내내 비가 내린 악천후를 감안하면 KLPGA 선수 합류에 따른 흥행 효과는 확실히 입증됐다고 할 수 있다.

갤러리들이 궂은 날씨에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와 LPGA 선수들이 겨루는 경기를 지켜보는 모습.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조직위원회 제공




3년째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치른 파인비치 골프링크스 허명호 대표는 “대회에 관심을 표명하는 개인적인 연락이 지난해보다 훨씬 많았다. 궂은 날씨만 아니었으면 더 많은 갤러리들이 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회 코스 곳곳에서 벌어진 응원전은 대회에 전에 없는 활기를 불어넣었다. KLPGA 선수들에게 어김없이 따라붙는 팬클럽 회원들이 나흘 내내 경기장을 찾았기 때문이다. 이들 KLPGA 선수 팬들은 목포시와 해남군 등 대회장 인근 지역에서 길게는 일주일 가까이 먹고 자면서 지역 경제에도 온기를 불어넣었다.

방신실은 “KLPGA투어 대회 때와 다름없이 팬들이 많이 찾아왔다”고 말했고, 최예림도 “늘 오시던 분들이 변함없이 와서 응원해서 그냥 KLPGA투어 대회에 나온 것 같았다”고 밝혔다.

KLPGA 선수들은 시차와 비행기 이동 부담 없이 LPGA투어 대회를 경험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살아난 데 반가움을 빼놓지 않았다. 김민솔은 “해외에서 열리는 LPGA 대회보다는 이동이나 시차 적응에 대한 부담이 없었고, 음식이나 생활환경도 익숙해 컨디션을 준비하는 데 편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등지에서 열린 LPGA투어 대회를 여러 번 다녀왔던 박민지는 “이동이나 시차 문제도 없어서 경기력을 유지하고 발휘하는 데 좀 더 유리했다”고 밝혔다.

LPGA투어에서 주로 활동하는 선수들도 KLPGA 선수들의 합류를 반겼다. 김효주는 “KLPGA 선수들이 많이 출전하니 확실히 대회 분위기가 좋아졌다”면서 “KLPGA 선수들을 응원하러 오신 팬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LPGA 선수들과 함께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LPGA 역시 5년 만에 이뤄진 KLPGA 선수들의 출전에 긍정적 반응을 내놨다. LPGA 관계자는 “KLPGA투어의 정상급 선수들과 세계적인 LPGA투어 스타들이 한 자리에서 경쟁하는 모습은 선수와 팬들 모두에게 매우 뜻깊고 반가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KLPGA 선수들의 참가 확대를 통해 이러한 팬들의 관심과 응원 열기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대회를 주최한 BMW 코리아 한상윤 대표는 “KLPGA투어 선수들이 5년 만에 다시 출전한 것은 한국과 미국 두 협회와 BMW 코리아 모두에게 도움이 됐다”면서 “국내외 정상급 선수들이 함께하는 만큼 갤러리들의 대회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높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년부터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는 올해보다 15명 많은 30명의 KLPGA 선수가 출전하게 된다. 올해 확인된 긍정적인 지표를 고려할 때, 이 대회는 KLPGA와 LPGA의 성공적인 상생 모델로 확고히 자리 잡을 전망이다.

권훈 문화체육부 전문기자
2026-10-29 B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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