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은 서울 사랑했는데… 왜, 왜, 왜” 절규한 외국인 유족

정회하 기자
수정 2026-10-29 00:09
입력 2026-10-28 20:02

이태원 참사 4주기 앞두고 입국
특조위, 희생자 마지막 영상 제공

10·29 이태원 참사로 희생된 고 스티네 에벤센의 어머니 수잔네 에벤센(왼쪽)과 아버지 에릭 에벤센이 28일 서울 종로구 별들의 집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딸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추모 묵념을 하고 있다.


“다시 한국에 올 일이 없으면 좋겠습니다. 어서 진상이 규명돼야 딸에게 제대로 작별 인사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10·29 이태원 참사 때 딸 스티네 에벤센(당시 20세)을 잃은 어머니 수잔네 에벤센은 참사 4주기를 하루 앞둔 28일 연신 눈물을 닦았다. 노르웨이 출신으로 연세대에 다니던 스티네는 한국이 그 어느 곳보다 안전한 나라라고 말했지만, 참사로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함께 방한한 아버지 에릭 에벤센은 “내 딸은 서울살이를 사랑했는데, 집에 돌아온 그녀는 너무나도 차가운 모습이었다”며 “왜, 왜, 왜”라고 소리쳤다.


참사 4주기를 맞아 방한한 외국인 희생자 유가족이 지난 4년간의 소회를 전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서울 종로구 별들의집에서 외국인 유가족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참사 희생자 162명 가운데 외국인은 26명으로, 이 가운데 18명의 가족 35명이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중간보고 등을 듣기 위해 입국했다.

이들은 전날 특조위가 영상으로 제공한 참사 당시 희생자의 모습을 확인했다. 4년 만에 가족의 마지막 순간을 직접 본 유가족은 눈물 섞인 탄식을 토했다. 그 과정이 너무 고통스러웠다며 울부짖은 유가족도 있었다.

이란 출신인 아들 알리 파라칸드(당시 36)의 마지막 모습을 확인한 어머니 하자르 파라칸드는 “웃으면서 식당에서 나온 아들이 골목으로 걸어가다가 군중으로 밀려들었다”며 “내가 본 마지막 장면은 아들이 하늘을 바라보며 거센 한숨을 쉬는 모습이었다”고 토로했다.



특조위는 다음 달 중 국내 희생자 유가족들에게도 마지막 모습 영상을 제공할 계획이다. 외국인 유가족은 29일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될 참사 4주기 ‘기억식’에도 참석한다.

글·사진 정회하 기자
2026-10-2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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