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군인과 충직한 군견… 생존의 끈끈한 전우애

김기중 기자
김기중 기자
수정 2026-10-29 00:06
입력 2026-10-29 00:06

영화 ‘하트 오브 비스트’ 개봉

브래드 피트, 오지 속 철저한 탈출
개, 말 이해한 듯한 표정 연기 탁월
전직 군인과 군견의 오지 탈출기를 그린 영화 ‘하트 오브 비스트’의 한 장면.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비행기 추락 사고로 험준한 오지에 고립된 한 남자와 개 한 마리. 절망적인 상황을 맞은 이들이 기댈 곳은 오직 서로뿐이다. 28일 개봉한 영화 ‘하트 오브 비스트’는 인간과 개가 의지하며 고난을 헤쳐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전직 군인 제임스 벨몬트(브래드 피트)와 전직 군견 오딘은 알래스카에서 캠핑을 즐기다 갑작스러운 비행기 추락 사고로 ‘하트 오브 비스트’라는 오지에 고립된다. 먹을 것은 없고 사람이 사는 곳까지는 90㎞ 정도 가야 하는 상황이다. 험난한 지형, 예측할 수 없는 날씨와 야생 동물들의 위협 속에서 둘은 생존을 위한 처절한 ‘행군’을 시작한다.


대사가 적고 벨몬트와 오딘의 호흡으로 오롯이 끌고 가는 영화다. 주연 배우의 연기가 극의 흐름을 좌우할 수밖에 없다. 피트는 지난해 ‘F1 더 무비’에서 서킷을 누비던 레이서 역에서 이번엔 전직 육군 특수부대원으로 변신했다. 캠핑 기술과 칼, 지도, 나침반 사용은 물론 불 피우기와 야생에서 살아남기 위한 여러 생존 기술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중간중간 벨몬트와 오딘의 끔찍한 과거 군 시절 장면을 넣었다. 피트는 육체적으로 강인하지만 전쟁의 상흔을 안고 살아가는 벨몬트의 내면을 밀도 있게 그려낸다.

오딘 역의 개 역시 마찬가지다. 벨몬트의 말을 모두 알아듣는 듯한 ‘표정 연기’가 특히 눈에 띈다. 비슷한 영화로는 전투 후유증으로 사나워진 개와 특수부대원 출신 군인의 여정을 그린 ‘도그’(2022), 전쟁터에서 주인을 잃은 군견이 새로운 가족을 만나는 ‘맥스’(2015)를 떠올릴 수 있다. 그러나 ‘하트 오브 비스트’는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여정을 빼고는 지나친 드라마를 철저히 배제했다. 둘이 말없이 눈빛을 주고받고, 서로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순간들로 유대감을 조용하게 표현한다. 지역 명칭이자 제목인 ‘하트 오브 비스트’는 개에게도 마음이 있음을, 전장을 누빈 전우와의 유대가 끈끈함을 상징하는 중의적인 제목이기도 하다.

줄거리가 단순해 자칫 심심하다고 느낄 수 있다. 영화는 장엄한 자연을 보여주며 빈 구석을 메운다. 영화 초반부 개인용 경비행기를 타고 들어와 물가 근처에서 보내는 캠핑 장면은 ‘낭만 그 자체’다. 끝없이 펼쳐진 산줄기와 깊은 계곡, 차가운 강과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지형이 둘에게는 극한 상황이지만, 화면에 선보이는 알래스카의 대자연은 눈을 시원하게 만든다.



김기중 기자
2026-10-2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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