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메모리 시장 ‘커브길’ 레이싱… 속도보다 수요·공급 유연성 경쟁”[2026 서울미래컨퍼런스]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수정 2026-10-29 00:20
입력 2026-10-29 00:20

정유인 SK하이닉스 부사장

정유인 SK하이닉스 부사장


“과거 메모리 시장이 직선 구간에서 속도 경쟁을 한 것이라면 지금은 곡선 구간에 접어든 것과 같습니다.”

정유인 SK하이닉스 부사장은 28일 열린 ‘2026 서울미래컨퍼런스(SFC)’의 ‘산업의 초자율 혁명’ 세션에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변화를 자동차 경주인 포뮬러원(F1)에 빗대 이같이 설명했다. 과거에는 공장 규모와 생산 속도가 중요했지만, 이제는 고객별 맞춤형 제품이 늘어나면서 수요·공급과 기술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능력이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이를 위해 인공지능(AI)과 디지털트윈, 로봇을 결합한 ‘자율제조 팹’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정 부사장은 AI 확산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고 제품 제조도 복잡해지면서 생산 효율 향상이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시스템 간 연계로 운영을 최적화하는 스마트공장 4단계 수준에 와 있다. 마지막 5단계는 생산 환경이 바뀌어도 시스템이 스스로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실행하는 자율제조 공장이다.

현재 SK하이닉스에서는 수백개의 AI 모델이 수억장의 공정 이미지를 분석해 불량 여부를 판정한다. 또 공장의 수천대 장비와 배관 등을 가상공간에 구현하는 ‘디지털트윈’으로 장비 이동 경로를 미리 검증한다. 다음 목표는 AI가 설비 정비 시점을 예측하고 로봇이 부품을 교체하면 디지털트윈이 결과를 검증하는 자동화다. 정 부사장은 “로봇의 최종 목적은 아마 휴머노이드 로봇이 될 것”이라면서도 반도체 장비 정비에 필요한 정교한 손동작 구현이 과제라고 했다.

엄윤설 에이로봇 대표




휴머노이드 ‘앨리스’를 개발한 에이로봇의 엄윤설 대표는 중국 유니트리의 휴머노이드 ‘G1’이 국내에서 약 3000만원에 판매된다고 소개했다. 중국산 저가 로봇이 국내 시장을 장악하면 ‘기술 식민지’가 될 수 있다는 취지다. 엄 대표는 “피지컬 AI 시대의 병목은 하드웨어에서 발생할 것”이라며 배터리·AI 반도체·액추에이터(구동장치) 기술과 탄탄한 제조업 기반을 한국의 강점으로 꼽았다.

김정환 위븐 대표


AI로 웹사이트를 제작하는 위븐의 김정환 대표는 여러 AI가 업무를 나눠 수행하는 ‘멀티 에이전트’의 한계를 지적했다. 웹페이지 한 장 제작을 여러 AI에 맡겼더니 작업 시간이 15분에서 1시간 30분으로, 비용은 2000원에서 10만원으로 늘었다는 것이다. 위븐은 이후 제작과 검수를 분리하고 글·이미지·화면 구성을 각각 다른 AI가 검사하도록 개선하는 방식으로 웹페이지 제작에 드는 AI 이용료를 약 1500원까지 낮췄다고 설명했다.

하종훈 기자
2026-10-2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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