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영 팀장’ 수법 배워 사기치고 중국서 사업…보이스피싱 총책 검거

정철욱 기자
수정 2026-10-28 14:11
입력 2026-10-28 14:11
과거 ‘김미영 팀장’으로 악명을 떨친 조직으로부터 범행 수법을 전수받아 전화금융사기를 벌이고, 이 돈을 이용해 중국에서 사업가로 활동하던 총책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마약·국제범죄수사대는 사기, 통신사기 피해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전화금융사기조직의 총책인 50대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또 전화금융사기에 활용할 악성 앱을 제작, 공급한 50대 B씨도 같은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A씨는 중국 광둥성 등지에 거점을 두고 전화금융사기조직을 운영하면서 2013년 6월부터 2015년 7월까지 금융기관을 사칭해 145명으로부터 약 15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조직은 콜센터 팀장과 상담원, 국내 인출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사기를 벌였다. 대출을 받으려면 신용등급 상향을 위한 비용, 보증보험료 등을 먼저 내야 한다고 속이고 돈을 받아 가로챘다. 경찰은 2021년 8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해당 조직원 50명을 검거하고 이 중 20명을 구속했다.
A씨는 사기로 벌어들인 돈을 중국에서 요식업 프랜차이즈 사업에 투자해 지분을 절반 가까이 확보하고 공동대표로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업체는 한때 중국 내에 점포 20개를 운영했으며, A씨도 건물 두 채를 보유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A씨는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사업이 기울어 범죄 수익금 대부분을 탕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B씨는 2018년 5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전화금융사기에 활용할 휴대전화 악성 앱을 제작, 공급한 혐의를 받는다. 앱이 설치되면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화번호 목록과 통화 내역, 문자 송수신 내용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휴대전화 사용자가 수사기관이나 금융당국에 전화를 걸면 사기 조직이 가로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기능도 있었다. B씨 역시 국내 속옷 업체의 중국 지사를 운영하면서 사업가로 활동했다.
B씨가 제작한 앱은 C씨가 운영하는 전화금융사기 조직에 공급됐다. C씨 조직은 300명으로부터 20억원을 뜯어낸 것으로 조사됐다. C씨는 2019년 6월 국내로 강제송환돼 재판에 넘겨졌으며, 징역 9년을 선고받고 현재 수감 중이다.
C씨는 과거 ‘김미영 팀장’이라는 이름으로 악명을 떨친 보이스피싱 조직의 총책으로부터 범행 수법을 배웠으며, 이를 다시 과거 국내 한 호텔에서 함께 근무했던 A씨에게 전수해 준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B씨는 과거 C씨와 음란 전화 사업을 함께 했던 사이다.
경찰은 C씨 조직을 수사하던 중 A, B씨의 범죄 사실을 인지하고, 추적을 이어오다 지난해 11월부터 이들을 경찰청이 주도하는 스캠·인신매매 대응 국제공조 작전인 ‘브레이킹 체인스’의 주요 대상자로 선정해 검거했다.
부산 정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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