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를 지배한 슈퍼스타 VS 흐름을 바꾼 베테랑...이번엔 누가 웃을까?

박현진 기자
수정 2026-10-28 12:17
입력 2026-10-28 12:17
2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삼성 라이온즈 대 KIA 타이거즈 2차전. 7회 말 1사 때 삼성 최형우가 홈런을 친 후 그라운드를 달리고 있다. 2026.10.27 대구 연합뉴스


경기를 지배한 슈퍼스타가 있고, 시리즈의 흐름을 뒤바꾼 베테랑이 있다. 과연 그 다음엔 누가 웃을까?

KIA 타이거즈의 김도영과 삼성 라이온즈의 최형우가 사이 좋게 장군멍군을 부르며 2026 프로야구 플레이오프를 양분했다. 전남광주로 장소를 옮겨 펼쳐지는 3차전 역시 김도영과 최형우의 활약에 따라 두 팀의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높다. 두 사람이 팀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그만큼 절대적이다.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회초 2사 주자 1루 상황에서 KIA 카스트로의 타석 때 1루 주자 김도영이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2026.10.26 대구 연합뉴스


플레이오프 1차전은 김도영이 지배한 경기였다. 화끈한 홈런포로 KIA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끈 김도영은 26일 벌어진 1차전에서는 ‘눈 야구’, ‘발 야구’로 삼성 수비를 뒤흔들었다. 테이블세터진의 부진 속에서도 스스로 공격의 활로를 개척했다.

1회 첫 타석에서는 투스트라이크에 몰린 상황에서도 빼어난 선구안으로 볼넷을 골라냈고 주저 없이 2루를 훔쳤다. 해럴드 카스트로의 우전적시타로 간단히 선취점을 뽑았다. 스몰볼의 정석이었다. 3회에는 좌익수 방면으로 총알같은 타구를 날려 안타를 만들었다. 김도영은 카스트로의 우월 홈런때 홈을 밟았다.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삼성 라이온즈 대 KIA 타이거즈 1차전. 3회 초 2사 1루 때 KIA 카스트로가 홈런을 친 후 김도영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2026.10.26 대구 연합뉴스


5회엔 삼성 선발 크리스 페덱을 상대로 13구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플레이오프 통산 한 타자 상대 최다 투구수 타이기록이었다. 넌덜머리가 날 정도로 김도영에게 괴롭힘을 당한 페덱은 결국 5회를 채우지도 못하고 강판당했다. 8회엔 선두타자로 나서 삼성의 불펜 에이스 이승민으로부터 큼지막한 2루타를 뽑아내는 등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했다.

2차전에서는 4타수 1안타로 주춤했지만 3회 2사 1루서 만들어낸 중전안타는 몸쪽 낮은 코스로 완벽하게 제구된 시속 145km의 투심패스트볼을 완벽한 타이밍에 받아친 타격 기술의 결정판이었다. 후속타 불발로 대량득점까지 이어지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2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7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삼성 최형우가 1점 홈런을 치고 있다. 2026.10.27 대구 연합뉴스


김도영이 펄펄 날았던 1차전에서 최형우는 내내 벤치를 지켰다. 최형우는 거의 수비를 맡지 않고 지명타자로만 출장했는데 타격왕 구자욱이 햄스트링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수비수로 나설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구자욱이 지명타자로 출장했고 박승규가 좌익수로 나섰다. 최형우가 빠진 삼성 타선은 무기력했다. 결국 1-5 패배.

2차전에서 최형우는 KIA 쪽으로 급격하게 쏠리던 흐름을 단숨에 바꿔놨다. 6회 왼쪽 담장을 직격하는 카스트로의 2루타성 타구를 침착하게 펜스 플레이로 잡아낸 뒤 정확한 송구로 2루를 향해 내달리던 카스트로를 아웃시키는 등 호수비로 벤치를 들끓게 했다. 2회 첫 타석에서 팀의 첫 안타를 뽑아 기세를 올렸고 5회엔 KIA 좌완 이의리로부터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타점도 올렸다. 8회엔 승리를 자축하는 솔로홈런까지 쏘아올리며 포스트시즌 최고령 기록을 죄다 갈아치웠다.

2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6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KIA 카스트로의 타구를 삼성 최형우가 호수비로 잡아내고 류지혁에게 송구해 카스트로를 잡아내고 있다. 2026.10.27 대구 연합뉴스


카스트로에게 2루타를 맞을 뻔했던 삼성 선발 아리엘 후라도는 “(최형우가) 수비로 나간 적이 별로 없지만 믿고 있었다. 특히 카스트로를 잡아낸 송구는 완벽에 가까워서 놀라웠고 또 고마웠다”며 인사를 하기도 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최형우의 호수비로 팀 전체 분위기가 살아났다. 확실하게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평범한 플라이 하나만 잡아도 벤치에서 난리가 날 정도였다. 최형우는 그런 선수”라고 찬사를 보냈다. 박 감독은 3차전에도 최형우를 중용하겠다고 공언했다.

27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 7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삼성 최형우가 솔로 홈런을 친 뒤 더그아웃에 들어서며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2026.10.27. 대구 뉴시스


최형우는 “홈런보다도 호수비를 한 것이 100배는 더 기쁘다. 단기전에서는 실수 하나로 승패가 갈릴 수가 있어 수비는 어쩔 수 없이 부담이 된다. 자신감도 크지 않고 예전처럼 타구 판단도 쉽지가 않다”며 뜨거운 응원을 보내준 동료들과 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역시 경험이 많은 선수라 경기를 풀어가는 방법을 안다. 어려운 공은 건들지 않고 자기 공을 때려낸다. 확실히 타선에 최형우가 있을 때와 없을 때 차이가 난다. 최형우가 뒤에 있으니 구자욱과의 승부가 더 신경이 쓰인다. 더 철저하게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김도영의 뒤에는 카스트로와 나성범이 버티고 있고 최형우는 앞에 구자욱과 르윈 디아즈를 두고 있어 상대 투수들에 대한 압박효과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과연 3차전에서는 누가 웃을지 지켜볼 일이다.

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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