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사전트 “AI는 인간 대체 아닌 보완재…감독·검증 중요” [SFC2026]

민나리 기자
수정 2026-10-28 12:43
입력 2026-10-28 10:28
토머스 존 사전트 뉴욕대 교수 기조연설
“인공지능(AI)은 인간의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입니다. 중요한 것은 기업과 사회, 국가 간 모든 수준에서 누가 AI를 감독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201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토머스 존 사전트 미국 뉴욕대학교 경제학 석좌교수는 28일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2026 서울미래컨퍼런스’에서 이같이 밝혔다. ‘AI 세상에서 인간 지능의 역할’을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선 그는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기보다는 업무 방식을 바꾸고 생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AI가 내놓은 판단을 무조건 신뢰해서는 안 된다며 인간의 감독과 검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전트 교수는 AI가 일자리를 대거 없앨 것이라는 우려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과거 엑셀과 인터넷이 등장했을 때도 대규모 실직을 우려했지만, 오히려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기업과 직업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그는 프로그래머를 예로 들며 “AI 때문에 해고되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코딩 작업은 AI에 맡기는 대신, 사람이 AI가 작성한 코드를 감독하고 검증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렇다고 AI가 인간의 판단까지 모두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전트 교수는 현재 AI의 능력을 천체의 움직임에서 규칙성을 찾아낸 케플러의 연구 단계에 비유했다. 방대한 데이터에서 일정한 규칙을 발견하는 데는 뛰어나지만, 뉴턴처럼 현상의 근본적인 원리를 밝혀내고 이를 새로운 상황에 적용하는 능력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AI가 아직 능력을 입증하지 못한 영역은 역사적으로 전례 없는 상황이나 사건에도 적용할 수 있는 모형을 만드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AI가 과거 데이터를 아무리 정확하게 분석하더라도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상황에서는 예측이 빗나갈 수 있다. 따라서 AI가 어떤 가정을 바탕으로 결론을 내렸는지, 그 가정이 틀렸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날 수 있는지까지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
AI 산업에 쏟아지는 막대한 투자에 대해서도 신중한 시각을 드러냈다. 사전트 교수는 미국 대형 기술기업들이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며, 현재의 투자 규모와 주가를 정당화하려면 향후 2~3년 안에 생산성이 크게 도약해야 한다는 경제학적 분석을 소개했다. 그러나 이 같은 생산성 향상이 어떤 과정을 거쳐 실현될지는 아직 누구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결국 AI와 인간의 공존을 위해서는 기술을 활용하는 능력 못지않게 이를 감독하는 인간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게 사전트 교수의 메시지다. 그는 “기업과 사회, 국가 간 모든 수준에서 누가 기계를 감독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AI 시대에도 인간의 판단과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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