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수청, 주가조작에 칼 빼들었다…증선위 고발 8건 넘겨받아 수사 착수

김주환 기자
김주환 기자
수정 2026-10-27 15:45
입력 2026-10-27 15:04

李 “증권·금융범죄 엄단” 주문에 첫 시험대
9월 의결 사건도 포함…코스피·코스닥 반반

16일 서울 중구 중대범죄수사청에서 직원들이 출근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대범죄수사청이 증권선물위원회가 검찰청 폐지 직전 의결한 주가조작 사건들을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 직원을 파견받은 합동수사과도 가동하면서 자본시장 범죄 수사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중수청은 증선위가 지난달 의결한 미공개중요정보 이용·시세조종 사건들을 넘겨받아 서울지방중대범죄수사청 금융범죄수사국 등에 배당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위원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수청이 출범한 지난 2일 이후 증선위가 중수청에 고발·통보한 사건은 미공개중요정보 이용 6건, 시세조종 2건 등 8건이다.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가 절반씩이다. 검찰청 폐지로 증선위의 고발 창구가 검찰에서 중수청으로 바뀐 뒤 넘어간 첫 자본시장 사건이다.

증선위는 지난 9월 30일 부동산개발업체 최대주주 겸 대표이사가 본인과 회사, 가족 명의 계좌 11개로 2년 5개월 동안 시세조종해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사건과 거래량이 적은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에 주문을 집중해 주가를 끌어올린 전업투자자의 시세조종 사건 등 3건을 의결했다. 9월 16일에는 공개매수와 경영권 양수도 정보를 이용한 미공개정보 사건 4건을 의결했다.

중수청은 수사 체계도 갖췄다. 서울청 금융범죄수사국 산하 금융범죄합동수사과는 정원 38명 규모로, 금감원과 거래소 등에서 파견받은 인력과 함께 운영되고 있다. 가상자산 범죄를 전담하는 가상자산합동수사과도 따로 가동 중이다. 증선위가 고발·통보한 사건은 본청 금융범죄수사과가 접수한 뒤 사건의 관련성과 중대성, 관할을 따져 지방청에 넘기는 구조다. 중수청은 본청과 지방청의 범죄수익수사과를 통해 범죄수익도 적극적·선제적으로 환수할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중수청에 자본시장 범죄 엄단을 거듭 주문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기자단과의 티타임에서 국내 증시가 저평가된 이유로 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한 불신을 꼽으며 “새로 출범한 중수청이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해 제 역할을 해야 한다. 또 기업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예측 가능성을 확보해줘야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튿날 김지용 중수청장이 처음 참석한 국무회의에서는 “화이트칼라 범죄, 권력형 부패 범죄, 증권·금융 범죄 등 국민의 삶을 파괴하고 사회질서를 어지럽히는 범죄에 대해 네 편 내 편을 가리지 말고 수사력을 총동원해 엄단해 달라”며 “이를 통해 중수청의 존재 의미와 필요성을 국민께 증명해달라”고 당부했다.

금감원 특별사법경찰과의 역할 분담도 정비 중이다. 특사경이 인지한 사건은 중수청법에 따라 중수청에 통보되고 중수청은 사건의 중대성과 수사 진행 정도, 공소시효 임박 여부 등을 고려해 이첩 요청 여부를 판단한다. 중수청은 이와 관련해 금감원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여권 내부 갈등으로 중수청장 임명이 늦어지면서 중수청은 수장도 없이 출범했고, 그 사이 수사 공백으로 개미 투자자들의 피해가 더 커졌을 수 있다”며 “대통령 주문에 맞춘 보여주기식 수사가 아니라, 주가조작 세력을 끝까지 추적해 부당이득을 환수하는 제대로 된 수사로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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