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널 유스에서 방출됐던 꼬마, ‘축구 도사’로 성장해 발롱도르 품다

박성국 기자
수정 2026-10-27 14:38
입력 2026-10-27 14:38
“와...정말 뭐라고 해야 할지 떠오르지가 않네요. 토트넘이 없었다면 오늘날 저는 이 자리에 설 수 없었을 것입니다. 토트넘에서 시작한 여정이 저를 이 순간으로 이끌어 줬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26년 세계 축구 무대 최고의 선수는 ‘신’ 리오넬 메시(39·아르헨티나)도,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1·포르투갈)도 아닌 ‘축구 도사’ 해리 케인(33·잉글랜드)이었다. 케인이 생애 처음이자 잉글랜드 선수로는 25년 만에 발롱도르를 품었다.
케인은 2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팔라디움에서 열린 2026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킬리안 음바페(프랑스), 라민 야말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남자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발롱도르 시상식은 해마다 프랑스에서 열리지만, 올해는 초대 수상자인 잉글랜드 축구 전설 스탠리 매슈스를 기리고자 처음으로 런던에서 진행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훗스퍼 시절 손흥민(34·로스앤젤레스FC)과 함께 리그 최강의 ‘손케 듀오’로 활약했던 케인은 올해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바이에른 뮌헨과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뮌헨과 대표팀을 통틀어 공식전 65경기에 출전해 73골을 퍼부으며 도움 8개를 쌓았고, 리그 득점왕에 오르며 팀의 독일축구협회(DFB) 포칼과 독일 슈퍼컵 우승을 견인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에서는 6골을 터뜨리며 잉글랜드를 3위에 올려놓았다.
꿈에도 그리던 발롱도르의 주인공이 된 순간 케인은 자신의 ‘축구 고향’인 토트넘을 잊지 않았다. 그는 수상 직후 “나의 축구 여정은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았고, 곧바로 정상으로 직행한 아이도 아니었다”며 최고의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토트넘 구단과 지도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케인은 메시나 야말처럼 유소년 때부터 명문 클럽들이 주목한 천재형과는 거리가 멀었다. 런던 북동부 레이턴스톤에서 자란 케인은 9살이던 2002년 아스널 유스 아카데미에 입단했으나, 1년 만에 방출됐고, 2004년 아스널의 북런던 라이벌 토트넘 유스팀에 들어가 축구화 끈을 조였다.
하지만 성인이 된 이후에도 토트넘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3부 레이턴 오리엔트를 시작으로 밀월(2부), 노리치 시티, 레스터 시티 등 긴 임대 생활과 더불어 부상 및 재활까지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만년 유망주의 잠재력에 불씨를 지핀 건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었다. 케인은 포체티노 감독이 토트넘 사령탑에 오른 첫 시즌인 2014~15시즌 51경기 31골을 터트리며 단박에 세계 최정상급 스트라이커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이듬해 손흥민이 독일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에 합류하면서 케인이 뮌헨으로 떠나기 전인 2023년까지 둘이 폭발적인 시너지를 냈다.
토트넘을 떠나 미국 무대에서 활동 중인 손흥민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케인의 발롱도르 수상 사진을 공유하며 “축하해 나의 GOAT(Greatest Of All Time·역대 최고의 선수)”라고 썼다.
아울러 케인은 이날 최우수 공격수에게 주는 게르트 뮐러 트로피까지 받으며 2관왕에 올랐다.
박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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