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돌부처, 세계 바둑 첫 2000승

류재민 기자
수정 2026-10-27 00:23
입력 2026-10-26 22:27
이창호 9단, 최명훈 꺾고 대기록
메이저 17관왕·상하이 대첩 ‘전설’“바둑 계속 둘 수 있다는 것이 행복”
이창호(51) 9단이 세계 바둑 최초로 개인 통산 2000승 고지를 밟았다.
이창호는 26일 전북 완주군 삼례문화예술촌에서 열린 2026 레전드리그 11라운드에서 최명훈 9단을 상대로 207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프로 입단 40년 만에 거둔 기록이다. 그의 통산 전적은 2831전 2000승 1무 830패다.
11세였던 1986년 8월 제62회 승단대회에서 프로기사로서 첫 승리를 거둔 이창호는 2000년 10월 16일 통산 1000승을 달성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김수장 9단을 꺾고 통산 1969승을 달성하며 스승인 조훈현 9단이 보유했던 종전 통산 최다승 기록(1968승)을 넘어섰다.
이창호는 한국 바둑을 넘어 세계 바둑을 대표하는 바둑계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대국 내내 표정 변화 없이 평정심을 잃지 않는 모습 때문에 ‘돌부처’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1990~2000년대 한국 바둑을 세계 최강으로 올려놓았다.
14세였던 1989년 KBS 바둑왕전에서 생애 첫 타이틀을 획득했고, 1992년 동양증권배에서는 최연소 세계 챔피언(만 16세 6개월)에 올랐다. 이후 메이저 세계대회에서만 17차례 우승했다.
이창호를 국민적 영웅으로 만든 대표적인 장면은 2005년 농심신라면배였다. 당시 한국의 마지막 기사로 출전한 이창호는 중국과 일본 기사들을 차례로 꺾으며 5연승을 거두는 ‘상하이 대첩’으로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이 기적 같은 승리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최택(박보검 분) 에피소드의 모티브가 됐다.
이창호는 “2000승이라는 역사적인 기록을 세우게 돼 개인적으로도 영광이고 기쁘다”라며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는 바둑을 계속해서 둘 수 있다는 것 자체로 즐겁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한국기원은 다음달 3일 이창호의 통산 2000승 기념식을 열 예정이다.
류재민 기자
2026-10-27 24면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