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빛의 여왕들, 주말을 평정하다

김기중 기자
김기중 기자
수정 2026-10-27 00:20
입력 2026-10-26 23:47

닥터X
“나는, 실패하지 않습니다”
하얀 권력의 카르텔 가르는 천재의사

100일의 거짓말
거짓으로 시작된 인연들
소매치기, 통역생, 밀정, 그다음엔…

천재 의사 계수정과 경성 소매치기 이가경. 개성 넘치는 두 여성의 ‘걸 크러시’가 가을 주말 브라운관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26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4일 방영한 SBS의 12회분 금토드라마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닥터X)’ 6회는 전국 가구 시청률 19.5%로 자체 최고치를 기록했다. 첫 방송에서 전국 가구 시청률 11.4%로 올해 미니시리즈 첫 방송 최고 기록을 세우더니 매주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tvN 16회분 토일드라마 ‘100일의 거짓말’도 6회차였던 전날 9.5%로 자체 최고치, 유료 플랫폼 1위를 찍었다. 이대로라면 다음 주 유료 플랫폼 ‘마의 벽’으로 불리는 10% 시청률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두 드라마는 방영 전부터 눈길을 끌었다. 전작 ‘눈물의 여왕’과 ‘친애하는 X’에서 강렬한 연기로 존재감을 각인시킨 배우 김지원과 김유정(27)이 주인공으로 맞붙으면서다.


김지원(왼쪽)


●돌아온 ‘시청률 퀸’ 김지원의 연기 변신

구서대병원을 무대로 의료계의 권력을 파헤치는 메디컬 드라마 ‘닥터X’는 일본 TV아사히에서 2012~2021년까지 69회를 방영하며 인기를 모았던 ‘닥터X: 외과의 다이몬 미치코’를 한국판으로 다시 만들었다. 의사용역소개소에서 병원으로 파견된 천재 외과의사 계수정이 병원 안 부조리와 권력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렸다.



최고 시청률 24.9%를 기록한 ‘눈물의 여왕’ 이후 김지원의 2년 만의 복귀작으로, 첫 회부터 두 자릿수를 찍으면서 ‘흥행배우’로서 김지원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그가 맡은 계수정은 상하 구조가 명확한 병원에서 원장을 비롯한 다른 의사들과 당당하게 맞선다. ‘신의 손’이라 불릴 정도로 탁월한 수술 기술이 무기다. 특히 김지원의 흔들림 없는 표정 연기에 호평이 쏟아진다. 무뚝뚝한 얼굴로 “나는 실패하지 않습니다”라는 대사로 남성 의사들을 제압하는 장면 등이 통쾌함을 선사한다.

김유정


●입체적 캐릭터로 내공 펼치는 김유정

1932년 일제강점기 경성을 배경으로 한 첩보 로맨스 시대극 ‘100일의 거짓말’은 소매치기 이가경이 사건에 휘말리는 바람에 독립군 조직인 구국단의 밀정이 돼 100일 동안 조선총독부 통역생 금서희로 위장 취업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가경은 구국단 유소란(김현주)의 가방을 훔치면서 구국단과 조선총독부 정무총감 사토 신이치(진선규)의 양자이자 엘리트 통역관 김태웅(사토 히데오·박진영)과 얽힌다. 첫 회부터 가경의 정체가 언제 들통날지 모르는 장면들이 이어지면서 긴장감을 준다.

2003년 TV 광고 모델로 데뷔한 이후 ‘아역’ 이미지가 강했던 김유정은 지난해 ‘친애하는 X’에서 소시오패스 악녀 백아진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번엔 능청스럽고 생동감 넘치는 가경을 맡아 소매치기, 밀정, 통역생을 오가는 입체적인 역을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그동안 쌓은 연기 내공을 펼친다.

두 드라마는 25일까지 6회분을 마치며 반환점에 이르렀다. 특히 ‘닥터X’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총상을 입은 환자 오상범(하성광 분)의 이야기를 다룬 6회에 대해 방영 중단을 요구하는 국회 청원까지 등장하는 등 논란을 부르면서 화제를 키웠다. ‘100일의 거짓말’은 6회에서 금석중(감우성)이 사토(진선규)의 총에 맞아 사망하는 모습을 목격한 가경이 태웅 품에 안겨 오열하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가슴을 저릿하게 만들었다. 거짓 속에서 태웅과 진심을 키워 가는 소매치기 가경의 앞날이 궁금증을 부른다.

김기중 기자
2026-10-27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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