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세계 뛰어넘은 ‘플레이브’… 국내 차트 휩쓸고 월드투어

김임훈 기자
수정 2026-10-25 23:59
입력 2026-10-25 23:59

데뷔 4년차 ‘버추얼 아이돌’

신보 미니5집 멜론 톱100 6곡 랭크
음반 발매 1주일 만에 132만장 판매

사람이 모션캡처로 캐릭터 움직여
AI 없이 직접 작곡·가창·안무 창작
흡인력 있는 노래·인간미로 호평
버추얼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가 25일 멜론 톱100 차트 상위 20위 안에 미니 5집 ‘하이퍼드라이브’ 수록곡 등 6곡을 줄세우며 대중의 호응을 얻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플레이브 멤버 은호·밤비·노아·하민·예준의 모습.
블래스트 제공


버추얼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가 ‘마이너한 시도’라는 꼬리표를 떼고 K팝의 중심으로 올라서고 있다. 미니 5집 ‘하이퍼드라이브’로 국내 주요 차트를 줄세운 이들은 월드투어까지 진행하며 하나의 주류 아이돌로 거듭나고 있다.

25일 오전 8시 기준 멜론 톱100 차트에서 플레이브는 상위 20곡 가운데 6곡을 차지했다. 신보 수록곡인 ‘스타 트레이스’(6위)와 ‘푸른 하늘에 단비’(8위), ‘꾼’(11위), ‘디 앤서 이즈 예스’(12위), ‘리와인드’(13위)가 차트 상단을 차지했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드라마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삽입곡 ‘이 밤을 빌려 말해요’도 역주행해 5위에 올랐다. 타이틀곡 ‘스타 트레이스’는 지난 24일 MBC ‘쇼! 음악중심’에서 1위를 차지했다.


‘버추얼 아이돌’은 실제 사람의 노래와 춤을 웹툰처럼 그린 캐릭터의 외형으로 구현한 그룹이다. 플레이브는 예준·노아·밤비·은호·하민 다섯명의 실제 멤버가 모션 캡처 등으로 캐릭터를 움직인다. 데뷔 앨범부터 멤버들이 직접 작사·작곡하고 안무 창작까지 맡았다.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목소리를 만드는 가상 가수와는 결이 다르다.

지난 3년간의 성적도 성공가도를 달리는 아이돌과 다르지 않다. 2023년 8월 미니 1집은 초동(발매일부터 7일 동안 판매된 수량) 20만장, 2024년 2월 미니 2집 약 57만장에 이어 이번 앨범은 초동 132만장을 돌파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세웠다. 2024년 3월엔 ‘웨이 포 러브’로 버추얼 아이돌 최초로 지상파 음악방송 1위에 올랐고, 같은 해 8월 ‘펌프 업 더 볼륨!’으로 멜론 TOP100 1위를 차지했다. 올해 4월에는 미니 4집 ‘칼리고 파트 투’로 K팝 버추얼 그룹 최초로 미국 빌보드 200(145위)에 진입했다.

데뷔 때만 해도 버추얼 아이돌이라는 형식이 받는 의문의 시선이 있었다. 멤버 하민은 데뷔 전 라이브 방송에서 “손가락질할 수 있고 돌을 던질 수 있겠지만, 대중들을 설득하는 게 저희의 숙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편견을 바꾼 건 무대였다. 데뷔 무대 후 “외형과 별개로 노래가 좋다”, “노력하는 인간미가 느껴진다”는 반응이 이어졌고, 정기적인 라이브 방송으로 팬덤 ‘플리’와 직접 소통하며 팬층을 넓혀왔다.



이젠 해외 진출도 본격화됐다. 플레이브는 현재 첫 월드투어 ‘KEEP IT MANIC(킵 잇 매닉)’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12일 인천문학경기장에서 포문을 연 이 투어는 일본·대만·태국·싱가포르 등 아시아를 거쳐 다음 달 미국 로스앤젤레스(LA)까지 이어진다. 아울러 일본 싱어송라이터 미레이와 협업한 싱글 ‘플레임’을 지난달 3일 발표하며 일본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인기의 저변을 시대와 맞물린 호기심에서 찾았다. 그는 “세상이 온통 AI로 채색돼 있는 현시대를 가장 눈에 띄게 증명해 주는 게 플레이브 같은 버추얼 아이돌”이라며 “대중가요는 대중적 관심이 첫 번째인데, 시대를 가장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흐름에 눈과 귀가 가게 돼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성의 있게 만든 음악이 관심을 받쳐 줘 흡인력이 생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임훈 기자
2026-10-2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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