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금지에도 수십만명 거리로… 佛 최루가스·물대포 ‘강경 진압’

윤창수 기자
수정 2026-10-25 23:58
입력 2026-10-25 23:58
프랑스 ‘성난 민심’ 2차 주말 시위
노조 추산 80만명… 1000여명 체포“경찰, 시위 권리 짓밟아” 강력 반발
일부 “마크롱 사임… 르펜 감옥 가라”
이탈리아 시위대는 ‘콜로세움’ 진입
파리 로이터 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늦은 오후 프랑스 파리 거리 시위에서 또다시 경찰의 최루가스와 물대포가 등장해 부상자가 속출했다. 비슷한 시각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시위대가 ‘로마의 상징’ 콜로세움으로 진입하며 경찰과 충돌했다. 이같은 ‘성난 민심’이 들불처럼 번지며 유럽은 이번 주말 내내 몸살을 앓아야했다.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는 지난 주말에 이어 일주일만인 이날 파리, 마르세유, 리옹 등 주요 도시에서 열악한 교육 환경과 고물가에 항의하는 학생·시민·노조들의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이번 시위는 노조 측 추산 약 80만명(경찰 추산 약 41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정부는 지난주와 같은 대규모 방화·약탈·폭력 사태를 우려해 전국에 7만명 경찰력과 대테러 군부대를 배치하고 강력 대응에 나섰다. 지난주와 비교해 시위 규모는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수십만명이 불법 시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당국의 경고에 맞서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낮 동안 비교적 평화롭게 진행됐던 시위는 늦은 오후부터 서서히 격화돼 결국 경찰과 물리적으로 충돌했고, 1000여명이 체포됐다.
프랑스24는 일주일 만에 재개된 시위가 강경한 진압 조치로 마무리됐지만, 시위할 권리를 침해당한 시민들의 분노가 널리 퍼졌다고 전했다. 시위에 참여한 20대 학생은 AFP통신에 “왜 이렇게 폭력이 만연한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경찰이 시위할 권리를 짓밟았다”고 비판했다. 오를레앙에서는 수천 명이 내년 대선 유력후보인 극우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동시에 저격하며 “마크롱, 사임하라. 르펜은 감옥에 가라”고 외쳤다.
이탈리아도 로마와 밀라노 등에서 크고 작은 집회가 열렸다. 로마에서는 청년 시위대가 행진 경로를 벗어나 콜로세움 앞 콘스탄티누스 개선문 앞까지 이동했고 일부 시위대는 콜로세움으로 진입하기도 했다. 일부 시위대가 돌과 유리병, 폭죽을 던지자 경찰은 최루가스와 물대포로 대응했다. 밀라노에서는 대학생 시위대가 “미래는 우리의 것”, “국가의 거짓말에 반대한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거리를 행진했다.
이밖에 스페인, 포르투갈, 벨기에, 알바니아 등 유럽 각국에서 주말 사이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시위대 분노가 해결되지 못하면 내년 프랑스, 스페인, 폴란드, 이탈리아 총선 결과가 우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윤창수 전문기자
2026-10-2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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