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했다” 워치 반납했는데… 1년 뒤 그놈에게 살해당했다

박승기 기자
박승기 기자
수정 2026-10-25 23:58
입력 2026-10-25 23:58

40대男, ‘스토킹 신고’ 전 여친 살해
경찰 “당시 혐의 인정 안 돼 불송치”



1년 전 스토킹 피해를 신고했던 여성이 가해자로 지목했던 남성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경찰은 지난해 신고 이후 여성이 처벌 불원 의사를 밝혔고 스토킹 행위의 지속성이 없어 최종적으로 혐의가 인정되지 않았다며 이번 사건을 스토킹 살인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전 중부경찰서는 25일 살인 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전날 오후 2시쯤 대전 중구의 한 공동주택에서 과거 연인 관계였던 40대 여성 B씨를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B씨를 발견한 가족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18시간 만인 이날 오전 7시 40분쯤 강원도 강릉에서 A씨를 붙잡았다.


앞서 B씨는 경찰에게 스토킹 피해를 호소한 적이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지난해 10월 10일 A씨가 전화, 문자, 카톡 등으로 연락을 한다며 112에 신고했다. 이에 경찰은 A씨에게 접근이나 전화·문자 등 연락을 제한하는 긴급응급조치 1·2호를 내렸고 B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했다. 그런데 B씨가 11월 3일 경찰서를 찾아와 원만한 화해로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스마트워치를 반납했다. 스토킹 여부를 조사하던 경찰은 지속적·반복적 스토킹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같은 달 25일 혐의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같은 해 12월 27일에도 A씨와 B씨가 다퉜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지만 경찰은 피해 상황이 없는 점 등을 토대로 현장에서 사건을 종결했다. 두 사람은 출동한 경찰관에게 사소한 말다툼 도중 112 신고를 잘못 눌렀다며 “죄송하다. 조심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최근까지는 피해 신고 등 특이 상황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잘못했다며 혐의를 인정했다”며 “여권이 만료됐는데 범행 후 택시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이동했다가 다시 강릉으로 간 배경과 범행 동기 등에 대해서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0월 접수된 사건이 스토킹 혐의가 인정되지 않아 불송치됐고 그 이후 스토킹 신고가 없었다”며 “이번 사건은 스토킹 살해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대전 박승기 기자
2026-10-2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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