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상흑자, ‘제조업 대국’ 독일·일본 합계보다도 많다

조중헌 기자
수정 2026-10-25 17:55
입력 2026-10-25 17:55
2분기 1166억 달러, 中 이어 2위
“내년까지 흐름 이어질 것” 전망
전문가 “반도체 둔화 대비해야…
자동차·방산·조선 등 AX 지원”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한국의 올해 2분기 경상수지 흑자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다. 특히 흑자 규모는 제조업 대국인 3위 독일과 4위 일본의 흑자를 합친 것보다 많았다. 한국의 기록적인 경상수지 흑자 흐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앞으로 인공지능(AI) 투자 열기가 꺾이거나 경쟁국의 반도체 공급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수출 품목의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수록된 국제통화기금(IMF)의 주요국 경상수지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2분기 흑자는 1166억 3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주요 36개국 가운데 1937억 2000만 달러를 기록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다. 3위 독일은 522억 8000만달러, 4위 일본은 506억 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 두 국가 흑자액 합계는 1028억 9000만달러로 한국보다 137억 4000만달러 적었다. 3개국 통계를 모두 확인할 수 있는 1996년 1분기 이후 한국의 경상흑자가 독일·일본의 합계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흑자 증가 속도도 가팔랐다. 한국의 2분기 흑자는 1년 전 283억 9000만 달러의 4.1배 규모로 불어났다. 증가율로는 310.8%다. 반면 독일은 11.9%, 일본은 5.0%였다.
흑자 행진은 3분기에도 계속됐다.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두 달간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881억9000만 달러로 독일·일본 합계치인 808억 2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IMF의 10월 세계경제전망(WEO)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경상흑자 전망치는 4219억 4600만 달러로, 수치가 있는 190개국 가운데 중국(8632억 500만 달러)에 이은 2위로 예측됐다. 증가 폭은 2988억 9200만 달러로 1388억 300만 달러의 중국보다 2.15배 컸다. 이는 압도적인 세계 1위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흑자율은 18.8%로 IMF 통계가 있는 1980년 이후 최고치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한은은 지난 22일 발표한 ‘경제상황 평가’ 보고서에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연간 4500억 달러를 웃돌 것”이라고 예측했다.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1231억 달러의 4배에 가까운 규모다. 5000억 달러를 돌파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경제학자들은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흑자 확대가 장기간 이어질 거란 낙관론을 경계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올인한 반도체 산업이 무너지면 대한민국 경제 전체가 무너지는 것”이라면서 “자동차·방산·조선·석유화학·제철 등 다른 산업의 인공지능 대전환(AX)을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종 조중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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