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빗길 충돌하고 주말행사 취소되고… 태풍 ‘참피’ 북상에 제주 해안도 220㎜ 폭우

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수정 2026-10-25 10:49
입력 2026-10-25 10:30

강풍에 시설물 파손·비닐하우스 침수 잇따라
항공편 지연·여객선 결항에 행사 취소·축소

지난 24일 제주시 구좌읍 도로 신호등 고정 와이어 끊어져 소방대원들이 조치를 취하고 있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 제공


제30호 태풍 ‘참피’의 영향으로 제주에 최대 279㎜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고 강한 비바람이 이어지면서 시설물 파손과 침수 등 피해가 잇따랐다. 빗길을 달리던 전기차가 가로등과 충돌한 뒤 불이 나는 사고도 발생했다. 항공편 지연과 여객선 결항이 이어졌고, 주말 행사도 줄줄이 취소되거나 축소됐다.

25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0분 기준 제주도 남쪽 바깥 먼바다에 태풍경보가, 제주도 산지와 중산간에는 호우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제주도 대부분 지역에는 강풍주의보가 내려졌으며, 제주도 해상에도 풍랑특보가 발효됐다.


지난 23일부터 이날 오전 7시 30분까지 누적 강수량은 한라산 삼각봉 279㎜, 진달래밭 254㎜, 성판악 250㎜, 산천단 245㎜, 윗세오름 237㎜ 등을 기록했다. 중산간과 해안 지역에도 많은 비가 내려 와산 225.5㎜, 송당 225㎜, 대흘 221㎜, 표선 219.5㎜의 강수량을 보였다.

강한 바람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 6시 기준 최대순간풍속은 한라산 사제비 초속 18.9m, 새별오름 18.1m, 금악 15.6m, 영실 14.3m로 관측됐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부터 제주시 북부와 서부에도 바람이 차차 강해져 순간풍속 초속 20m 이상의 강풍이 부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강풍과 폭우로 인한 피해도 잇따랐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4시부터 25일 오전 6시까지 날씨 관련 피해 신고는 모두 6건 접수됐다. 23일 오후 제주시 구좌읍에서는 강풍에 신호등 고정 와이어가 끊어졌고, 한림읍에서는 도로 위 전선이 늘어져 소방당국이 안전조치에 나섰다. 24일에는 제주시 삼양동에서 맨홀이 역류하고 이호동의 비닐하우스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빗길 교통사고도 발생했다. 24일 오후 4시 56분쯤 제주시 화북2동 번영로에서 전기차가 연석에 이어 가로등 등 시설물과 충돌한 뒤 연기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차량에 갇힌 50대 여성 운전자는 소방당국에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의식과 호흡은 있었지만 전신 통증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량 하부에서 시작된 불은 오후 5시 17분쯤 완전히 진압됐다.

소방당국은 충돌 충격으로 배터리 팩 내부 셀에서 불이 시작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재산 피해는 약 1155만원으로 추산됐다.

하늘길과 바닷길도 영향을 받았다. 24일 제주국제공항에서는 국내선 9편과 국제선 16편 등 모두 25편이 결항했고, 국내선 213편과 국제선 5편이 지연 운항했다. 25일 오전에는 사전결항 6편과 중국 선전 출도착 2편이 결항됐고 국내선을 정상 운항되고 있다.

그러나 제주항에서 입출항할 예정이던 여객선 9편은 결항했다. 제주와 가파도·마라도를 잇는 여객선 운항도 차질을 빚었다. 한라산국립공원 7개 탐방로는 전면 통제됐다.

제30호 태풍 ‘참피’의 영향으로 제주에 비 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25일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해안에 거센 파도가 몰아치며 모래사장을 덮치고 있다. 제주 강동삼 기자


주말 행사도 줄줄이 취소되거나 축소됐다. 제주시 새별오름 일원에서 24~25일 열릴 예정이던 ‘2026 애월읍 농수축박람회’는 전면 취소됐다. 25일 제주시 북수구광장에서 열리는 ‘2026 성안올레 걷기축제’는 당초 오후 2시까지였던 일정을 오전 11시 30분까지로 단축했다. 서귀포칠십리축제도 거리 행진과 개막식을 취소하고 프로그램 일부를 조정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마사회 제주지역본부와 제주도가 공동 주최하는 제주 대표 말문화축제인 제21회 제주마축제도 폭우로 일부 행사가 축소됐다.

제주지역본부 관계자는 “레클리스 마라톤대회는 취소했지만, 24일 대상경주는 정상적으로 진행했다”며 “25일 콘서트는가족공원내 가림막있는 무대에서 예정대로 열되, 기상 상황을 고려해 규모를 축소해 진행한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제주에 26일 아침까지 비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예상 강수량은 30~80㎜이며, 산지와 중산간에는 120㎜ 이상의 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특히 이날 낮부터 저녁 사이 산지와 한라산 동쪽 지역을 중심으로 다소 강한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강풍으로 간판과 비닐하우스 등 시설물이 파손되거나 낙하물이 발생할 수 있어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며 “항공기와 여객선 이용객은 운항 정보를 사전에 확인하고, 높은 너울이 해안가를 덮칠 수 있는 만큼 갯바위와 방파제 등 위험 지역 접근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26일부터 대조기가 시작되는 만큼 해안 저지대 침수에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제주 강동삼 기자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