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익률 반토막인데… 국민연금 300억대 성과급 잔치 논란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수정 2026-10-23 00:04
입력 2026-10-23 00:04

기금운용직 1인당 7500만원 챙겨
목표수익률 5.5%… 민간의 절반
국감 지적에 “연내 개선안 마련”

국민연금.
연합뉴스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는 올해 운용 수익률이 지난해와 비교해 반토막이 나더라도 308억원의 성과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 1인당 평균 7500만원씩 받게 된다. 국민연금이 ‘절대성과’ 평가 기준이 되는 목표 수익률을 자체적으로 낮게 설정해 놓은 것이 운용 능력보다 시장 상황과 운에 따른 왜곡된 인센티브 지급 체계가 현실화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22일 국회 등에 따르면 올해 기금운용본부의 기금 수익률이 지난해 18.97%에서 약 47.3% 감소한 10% 수준이라고 가정했을 때 기금운용직에게 지급될 올해 성과급 규모는 308억 86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의 기준 수익률인 벤치마크(BM) 수익률은 지난해 19.06%와 비슷한 20%로 가정했다. 기금운용직이 410명인 것을 고려하면 1인당 7500만원씩 돌아간다. 올해 성과급은 내년 7월에 지급된다.


지난해 실적과 비교하면 수익률이 1년 새 47.3% 줄 때 성과급은 31.6% 줄지만 성과급 액수는 300억원을 웃도는 구조다. 운용 실적이 줄어드는 것에 비례해 인센티브가 줄어들지 않는 배경에는 국민연금만의 후한 ‘절대 성과’ 기준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연금은 2024년 12월 19일 기금운용본부 성과급 산식에 ‘절대성과’를 반영하는 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기금운용본부 성과급은 목표 성과급 70%(상대성과 40%+절대성과 30%), 조직 성과급 10%, 장기재직 성과급 20%로 평가하게 됐다. 상대성과는 시장 기준 수익률보다 얼마나 더 벌었는지, 절대성과는 기금 수익률이 미리 정한 목표 수익률보다 얼마나 높은지로 평가한다.

그런데 국민연금은 절대성과의 평가 기준인 ‘목표 요구 수익률’을 시장 상황을 반영하지 않은 5.5%로 정했다. 5.5%는 5년 평균 기금 수익률 9.751%는 물론, 5년 평균 BM 수익률 9.594%의 절반 수준이다. 민간 자산운용업계의 성과 보수 기준 수익률인 7~8%보다도 낮은 수치다.



절대성과 평가 기준이 되는 수익률이 낮게 설정되다 보니 올해 하반기 주가 하락으로 수익률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하락해 상대성과 지표가 0이 돼도, 절대성과 지표는 만점을 받게 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운용 노력이 아닌 낮은 목표 수익률과 시장 상황에 따라 성과급이 결정되면서 성과 평가 체계가 왜곡되고 있다”며 “국민연금은 기금운용직의 보수가 민간 자산운용사 직원보다 낮다고 주장하지만, 소수의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비교했기에 상대적으로 낮게 보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은 “연말까지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박기석 기자
2026-10-2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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