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적 단절’ 명분 쌓는 김여정… “국경 요새화, 충돌 위험 낮출 것”
이주원 기자
수정 2026-10-22 18:03
입력 2026-10-22 18:03
작업 속도 내려 연일 합리성 강조
고압 철책 등 공개, 내부 단속 의도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이 국경선화 작업을 통해 ‘남북 간 군사적 충돌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연일 강조한 것은 국경선화 작업으로 남북 간 물리적 단절을 고착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김 부장은 22일 담화에서 “국경이 요새화되면 조한(남북) 사이의 군사적 충돌 위험은 현저히 낮아질 것”이라며 “많은 복잡한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김 부장은 전날 서부전선 군사분계선(MDL) 일대를 시찰한 뒤에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는 국경선화 요새화가 남측에도 도움이 된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작업에 속도를 내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우리 측의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으로 북한군의 위기감과 동요가 커지면서 작업 진척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국경 요새화는 남북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논리로 군 당국의 대응 자제를 요청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전날 처음으로 공개한 국경선화 작업 현장 사진에서도 단절 의지가 고스란히 나타난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개된 사진에는 콘크리트 구조물과 철책, 감시초소, 배수로 등 다양한 시설을 구축한 모습이 담겼다.
콘크리트 방벽은 차량과 장갑차 등 지상 기동장비의 이동을 차단하거나 지연시키기 위한 대전차 장애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상단에 원형 철조망(윤형철조망)이 설치된 철책은 북한 주민의 월남을 막기 위한 내부 단속용일 가능성이 있다. 특히 철책에는 검은색 절연체로 추정되는 장치와 전선이 눈에 띈다. 고압 전류가 흐르는 전기식 철조망을 활용해 인원의 이동을 더욱 엄격하게 통제하려는 것으로 추정된다.
도로 옆에 높게 쌓아 올린 둑 형태의 구조물도 식별됐다. 군 소식통은 “물자와 인력이 이동하는 도로를 보호하기 위한 성토 사면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합참은 북한이 국경선 요새화 작업 과정에서 불모지 일부 구간을 전술도로로 조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북한이 구축하는 방벽은 유사시 우리 군이 북진할 경우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지금은 남북 간 물리적 단절의 의미가 더 크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2026-10-2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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