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끓여준 라면 맛, 잊을 수 없어”…7명 살리고 떠난 열아홉 청년

이현정 기자
이현정 기자
수정 2026-10-22 17:24
입력 2026-10-22 17:24

요리사 꿈 키우던 강민수씨 뇌사장기기증
어려운 이 못 지나치던 아들 뜻 기려
“민수가 보고 싶던 세상 많이 즐겨주길”

뇌사 장기기증으로 7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난 강민수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아버지에겐 아들이 끓여준 라면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었다. 식당을 차리겠다던 아들은 틈만 나면 가족을 위해 빵을 굽고 정성껏 음식을 내놓곤 했다. 열아홉 아들을 가슴에 묻은 아버지 강성원씨는 “그 맛이 지금도 또렷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요리사를 꿈꾸던 청년 강민수(G사진明·19)씨가 7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강씨가 지난달 30일 명지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과 폐, 간, 췌장, 양쪽 신장과 안구를 기증했다고 22일 밝혔다.


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진 아들 앞에서 부모는 어려운 이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던 아들의 품성을 떠올렸다. 누군가를 살릴 수 있다면 아들도 기꺼이 손을 내밀었을 것이라 믿었다. 평소 아들의 가슴에 귀를 대고 심장 박동을 듣곤 했다는 아버지는 “누군가의 몸에서 민수의 심장이 여전히 힘차게 뛰고 있을 거라 생각하면 큰 위안이 된다”고 털어놨다.

고인은 고교 졸업 후 식당에서 일하며 창업 자금을 모으던 성실한 청년이었다. 친구의 고민을 묵묵히 들어주고 곤경에 처한 이를 먼저 챙겼다. 여름이면 아버지와 부산에서 물놀이를 즐겼다. 아버지는 지금도 바다를 보면 아들에게 수영을 가르치던 여름날이 떠오른다고 했다.

아버지는 아들의 장기를 이식받은 이들에게 “민수가 보고 싶어 했던 세상을 마음껏 보고 즐기며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살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아들에게도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민수야, 아빠라고 부르며 다가오던 네 모습과 목소리가 너무 그립다. 아빠는 늘 그 자리에 있을 테니 가끔이라도 찾아와 줘. 네가 길을 잃지 않도록 아빠가 계속 지키고 있을게. 너무 보고 싶고 사랑한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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