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저축은행 ‘시중은행 돈’ 빌려 중·저신용자 대출해준다

황인주 기자
황인주 기자
수정 2026-10-22 18:23
입력 2026-10-22 16:54

금융당국, 싼값에 재원 조달 추진
은행에는 포용금융 인센티브 제공
내년 인뱅·저축은행 공동대출도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 창구. 연합뉴스


은행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한 중·저신용자가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저축은행에서 지금보다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을 전망이다. 예·적금에 자금조달을 의존하고 있는 저축은행이 은행에서 싼값에 자금을 빌려 고객의 대출금리를 낮추는 방안이 추진된다.

2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포용금융전략추진단 등은 저축은행이 은행 자금을 빌려 중금리 대출을 공급하는 방안을 업권과 협의하고 있다. 저축은행이 대출에 쓸 돈을 마련하는 비용을 줄여 중·저신용자의 이자 부담을 낮추려는 취지다. 2021년 법정 최고금리를 연 20%로 낮추면서 우수대부업체가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있도록 한 방식과 비슷하다.


은행은 예·적금뿐 아니라 채권을 발행해 시장에서 자금을 마련한다. 반면 저축은행은 은행보다 신용등급이 낮아 채권으로 저렴하게 돈을 구하기 어렵고, 대부분 고객 예·적금에 의존한다. 최근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도 연 4%대로 오르면서 저축은행은 고객을 끌어오려면 더 높은 이자를 줘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이 비용이 커지면 대출금리를 낮추기도 어려워진다.

당국은 은행이 저축은행에 빌려준 돈을 포용금융 실적으로 인정하는 등 혜택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실적이 우수한 은행은 추후 서민금융 지원을 위해 내는 출연금을 감면받을 수 있다. 초기에는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 등 저축은행 계열사가 있는 금융그룹 안에서 은행이 저축은행에 자금을 빌려주는 방식이 우선 시행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저축은행 업권에서 연 5~15%대 중금리 생활안정대출을 출시한 바 있는데 금리는 이와 유사한 수준에서 형성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점은 업권과 협의를 거쳐 확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저축은행에서는 포용금융 성격의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면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이와 별도로 이르면 내년 1분기에는 인터넷전문은행과 저축은행이 함께 자금을 대는 공동대출도 나올 전망이다. 소비자는 인터넷은행 애플리케이션 등에서 대출을 신청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현재 인터넷은행과 지방은행이 자금을 절반씩 부담하는 공동대출과 비슷한 구조다.

공동대출이 신용점수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살펴봐야 한다. 인터넷은행과 달리 저축은행은 2금융권이어서 신용평가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신용정보원은 한 번 받은 공동대출이 두 금융회사의 대출로 각각 등록돼 다중채무로 잡히지 않도록 하나로 통합하는 시스템을 정비 중이다.

황인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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