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트럼프 겨냥 “어리석다”…자국 폭력사태 선거 이용에 분노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수정 2026-10-22 16:23
입력 2026-10-22 15:27

“선거에 이용마라” 마크롱 대통령
시위에 이민자 겨냥한 트럼프 저격

21일 주말 2차 시위를 앞둔 프랑스 파리의 한 상점 벽에 “평등한 기회 따위는 엿 먹어라)”라는 낙서가 적혀 있다. 파리 로이터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자국에서 발생한 폭력시위를 반이민 정책과 결부시켜 선거에 이용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어리석다”고 저격했다.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스페인, 이탈리아, 이스라엘 등의 극우세력들도 이번 사태를 이민정책 실패가 아니라 다문화주의가 낳은 문명 전쟁으로 해석하며 선거전의 발판으로 삼았다.


중동 순방 중인 마크롱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카타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지역이든 대서양 건너편이든 선거 운동이 한창인 일부 지도자들은 특정 세력이 조장하려는 이야기를 순진하게 퍼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들은 우리나라를 자신들의 정치 캠페인에 이용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런 것을 원하지 않는다. 이미 해결해야 할 어려움이 많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랑스 파리 엘리제 궁에서 2017년 7월 13일(현지시간) 미·불 정상회담이 개최됐다.
AP 연합뉴스




그는 중간선거 유세가 한창인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외국 지도자들이 프랑스 거리시위에 대해 어리석은 발언을 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인공지능을 이용한 가짜 이미지도 퍼졌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폭력 시위에 러시아나 이란 등 외국의 개입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그런 두드러진 증거는 없다”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민자나 무슬림으로부터 침공당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는데 이는 “이민자, 이슬람 무장세력, 공산주의자가 폭력시위를 벌였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총선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역시 프랑스가 극단적 이슬람 세력의 침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대선을 반년 앞둔 프랑스의 극우 정당 국민연합(RN)과 독일 대안당(AfD), 스페인의 복스(Vox) 등은 유럽 곳곳에서 벌어진 폭력시위는 국경을 개방한 이민 정책 탓이라고 지적하며, 극우세력을 해결사로 묘사했다.

21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빈 살만(오른쪽) 사우디 왕세자가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을 만나고 있다. 리야드 A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프랑스에서 일어난 것은 단순한 시위나 폭동이 아니라 전면적인 혁명”이라며 유럽이 국경을 봉쇄하고 이민자를 추방해야 한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폭력시위로 인기가 치솟고 있는 프랑스 극우 RN의 대선후보 마린 르펜을 두고는 부당하게 대우받았다고 평가했다.

2017년에 처음 대통령으로 집권한 마크롱과 트럼프는 첫 만남에서부터 ‘악수 대결’을 벌이는 등 그동안 친밀함과 긴장 관계를 오가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마크롱이 유럽 자체 방위력 강화를 주장하고, 동맹이 속국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을 부각하면서 트럼프와 충돌이 심화됐다.

이후 트럼프는 마크롱의 발언과 연상의 퍼스트레이디 브리지트 여사와의 관계 등을 종종 조롱했다.

윤창수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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