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뇌졸중인데 치료법은 천차만별…‘수술 결정’을 가르는 핵심 기준은?
이병문 기자
수정 2026-10-22 15:26
입력 2026-10-22 15:26
뇌경색은 혈관 막힘·손상 정도, 뇌출혈은 출혈량·위치·의식 상태로 치료법 결정
혈전제거술부터 개두술까지…골든타임 확보·환자 상태별 맞춤 치료가 생사 갈라
국내 뇌졸중 환자가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뇌경색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8년 48만 4,443명에서 2022년 52만 895명으로 7.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뇌출혈 진료 환자 역시 9만 7,420명에서 10만 2,127명으로 4.8% 늘어나며 뇌혈관 질환 위험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뇌졸중은 초를 다투는 응급 질환으로,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뇌 손상이 심화되어 회복 가능성이 크게 낮아진다. 이에 따라 신속한 상황 판단과 즉각적인 치료 개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뇌졸중’이라는 동일한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모든 환자가 같은 치료법을 적용받는 것은 아니다. 증상이 경미한 수준이라면 정밀한 약물 치료만으로 조절하기도 하지만, 큰 혈관이 막히거나 출혈로 인해 뇌압이 급격히 상승하는 상황이라면 긴급 수술적 치료가 요구된다.
대한뇌졸중학회가 발표한 ‘뇌졸중 팩트시트 2024’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뇌경색 환자 중 증상이 발생한 후 3.5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한 비율은 26.2%에 불과했다. 뇌졸중은 증상이 발현되는 순간부터 실시간으로 뇌 손상이 진행될 수 있으므로, 이상 징후가 느껴지는 즉시 가능한 한 빨리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면 의료진은 뇌졸중의 세부 종류, 병변의 크기, 현재 나타나는 증상, 그리고 향후 예측되는 뇌 손상 위험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적의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특히 CT나 MRI 등 정밀 영상 검사에서 확인되는 병변의 크기나 정도가 환자가 실제 느끼는 증상과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의료진은 정밀 영상 검사 결과와 환자의 임상적 증상을 면밀히 대조하며 약물 치료, 뇌혈관 내 시술, 개두술 등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방식을 선택하게 된다.
강동경희대병원 신경외과 신희섭 교수는 “영상검사 결과와 실제 증상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며 “검사 결과와 환자의 상태를 종합해 적합한 치료 방법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뇌경색은 혈전(피떡) 등으로 인해 뇌혈관이 막히면서 뇌 조직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급성 뇌경색 치료의 핵심은 막혀버린 혈관을 최대한 빠르게 다시 열어 뇌 조직으로 흘러가는 혈류를 회복시키는 것에 있다. 증상 발생 후 일정 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한 환자 중 치료 기준에 해당하는 경우, 혈전용해제를 투여해 혈전을 녹이거나 스텐트 등을 이용한 ‘혈전제거술(뇌혈관 내 치료)’을 통해 혈전을 직접 제거하는 시술을 진행한다. 큰 혈관이 막힌 중증 뇌경색 환자라 하더라도 신속하게 혈전제거술을 받는다면 뇌 손상을 최소화하고 후유 장애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반면 뇌혈관이 터져서 발생하는 뇌출혈의 경우 치료 접근법이 완전히 달라진다. 뇌출혈 치료는 혈액이 터져 나온 ‘출혈량’, ‘출혈 위치’, 그리고 환자의 ‘의식 상태’와 ‘뇌압 상승 정도’를 정밀하게 평가하여 결정된다. 출혈량이 적고 환자의 의식이 명료하며 뇌압 상승 위험이 낮다면 약물 치료를 통해 뇌부종을 조절하고 경과를 관찰한다.
그러나 출혈량이 많아 뇌를 심하게 압박하거나, 뇌압이 급격히 상승해 생명이 위태로운 경우에는 혈종(피떡)을 제거하는 뇌수술이나 두개골을 열어 뇌압을 낮춰주는 ‘개두술’ 등 긴급 수술적 치료가 필수적이다. 결국 뇌졸중 치료의 핵심은 ‘맞춤형 대처’에 있다. 동일한 뇌졸중이라 할지라도 뇌경색인지 뇌출혈인지에 따라, 그리고 막힌 혈관의 위치나 출혈의 정도에 따라 치료 전략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뇌졸중 의심 증상(한쪽 마비, 언어 장애, 어지럼증, 극심한 두통 등)이 나타났을 때 지체 없이 뇌졸중 전문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이동하는 것만이 생명을 지키고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최선의 길이다.
이병문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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