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예후 안 좋은 삼중음성유방암 키우는 원인 알고보니…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수정 2026-10-22 14:17
입력 2026-10-22 14:17
삼중음성유방암은 전체 유방암의 약 10~15%를 차지하는데 세포 분화도가 나쁘고 증식 속도가 빨라 초기 발견 당시 종양 크기가 크거나 림프절 전이가 동반된 경우가 많아 치료가 쉽지 않다. 치료를 했다고 하더라도 1~3년 후 재발 확률이 다른 유방암에 비해 높고 뇌, 폐, 간 같은 내장 기관으로 원격 전이도 잦은 악성 암이다.

전자현미경으로 찍은 유방암 세포의 모습. 국내 연구진이 악성 유방암인 삼중음성유방암이 암 주변 섬유아세포에서 전달되는 마이크로RNA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미국 암학회 제공



삼중음성유방암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암세포 성장을 촉진하는 동시에 표적 치료가 작용하는 과녁이기도 한 에스트로겐 수용체, 프로게스테론 수용체, 인간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2(HER2) 3가지 수용체가 모두 없어(음성) 트라스투주맙 같은 표적치료제가 제대로 먹히지 않는다. 그래서 화학 항암제를 쓰고 있지만 약물 내성과 재발 문제가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경북대 공동 연구팀은 암 주변 섬유아세포에서 전달되는 마이크로 RNA의 일종인 ‘miR-1290’이 삼중음성유방암 세포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원인이며 그 경로를 규명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의생명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신호 전달과 표적 치료’(Signal Transduction and Targeted Therapy)에 실렸다.

섬유아세포는 원래 조직을 지탱하고 상처 회복을 돕는 세포이지만 암이 생긴 곳에서는 오히려 암의 성장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어떤 물질을 보내 암세포를 더 빠르게 자라게 하는지는 제대로 규명하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여러 물질을 담아 다른 세포로 전달하는 일종의 택배 상자 같은 작은 주머니인 엑소좀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암 주변 섬유아세포와 유방암 세포가 내보낸 엑소좀의 내용물을 분석한 결과 miR-1290가 암 성장에 관여하는 주요 후보 인자라는 점을 확인했다. 또 진행성 유방암, 진행성 신장암, 신경내분비종양, 결절성 경화증 관련 종양 등의 치료에 사용되는 성장 억제 약물인 ‘에베롤리무스’를 삼중음성유방암을 일으킨 생쥐와 3차원 종양 세포 모델에 주입한 결과 miR-1290에 의한 암세포 증식이 효과적으로 억제되는 것을 관찰했다. 또 유방암 환자 혈액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혈액 내 miR-1290의 농도가 높은 환자일수록 암 진행이 빠르고 예후가 좋지 않다는 점도 발견했다.

연구를 이끈 조현수 생명연 박사는 “이번 연구는 치료가 어렵던 삼중음성 유방암의 성장 원인을 암 주변 환경 메커니즘을 통해 찾아내고 기존 약물을 재활용해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인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표적 치료법과 정확한 진단 기준을 제공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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